[기독출판] “성도를 행복하게 해주려면 목사가 행복해야”

입력 2012-10-23 18:19


저자와의 만남

‘당신의 교회는 행복합니까?’ 펴낸 백동조 목사


중요한 질문 하나. “당신의 교회는 행복합니까?” 더 중요한 질문 하나 추가. “목회자, 당신은 행복합니까?”

목포사랑의교회 백동조(58) 목사는 최근 출간된 ‘당신의 교회는 행복합니까?’(두란노)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진다. 책을 받아든 독자들, 특히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무조건반사적으로 저자에게 질문하게 된다. “그럼, 그리 묻는 당신은 정말 행복합니까?”

최근 서울 모 호텔 커피숍에서 집회 인도차 상경한 백 목사를 만나 익명의 독자들을 대신해서 물어 보았다. “목사님, 행복하십니까?” 바로 답이 왔다. “행복합니다. 정말 행복하기에 이 행복감을 이 땅의 목사님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 책을 냈습니다. ‘목포 촌놈’인 저를 오늘의 백동조 목사로 만든 것이 바로 행복 목회 철학입니다.”

백 목사는 27년 전 목포의 후미진 쓰레기매립장에 22평의 조립식 건물을 지어 개척목회를 시작했다. ‘과연 이런 곳에 누가 올까’하며 생각했는데 버스정류장에서 15분 걸어야 도달하는 예배당에 찾아오는 성도들이 있었다. 너무나 고마웠다. 그들을 보면서 백 목사는 다짐했다. ‘저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야 말리라. 여의도순복음교회나 사랑의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보다 더 행복하게 해 주겠다.’ 그 ‘행복목회일념’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목포사랑의교회에는 현재 아이들 포함 4000여명의 성도들이 출석한다. 교회 규모로는 목포에서 가장 큰 교회가 됐다.

백 목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성도들을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결심하니 성경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행복이란 단어로 성경 전체가 관통되었다. 성경에는 히브리어 토브와 샬롬, 헬라어 마카리오스, 에이레네 등 행복과 관련한 단어들로 가득했다.

“성도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사가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행복한 목사가 되어야 성도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습니다. 목회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목회자가 행복하기만 하면 됩니다. 설교를 조금 더듬어도 목회자 입에서 ‘예수님 때문에 정말 행복합니다’란 말이 진심으로 나오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납니다.”

그는 목회를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그 분에게서 받은 충만한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 뛰는 것’이라고 풀이한다. 목회가 기쁨의 작업이 되기 위해서는 목사가 행복해야 한다. 그런데 그가 보기에 한국 교회의 목회자들은 행복하지 않다. 총신대 신대원에서 목회학과 설교학을 강의하는 그는 “오늘날 교회가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학생들에게 던졌다.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고 답했다. 교회가 행복하지 못한 첫째 원인이 바로 목회자들이 행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백 목사에게 물어 보았다. “왜 오늘날 한국의 목회자들은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까?” 그는 목회라고 하면 ‘십자가’와 ‘고난’을 먼저 생각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성경을 깊이 들어가 보면 예수님이야말로 행복한 목회자였다는 사실이 도처에 드러나 있습니다. 그 분은 늘 기쁨 충만해 있었습니다. 요한복음 17장13절에서 주님은 ‘그들로 내 기쁨을 그들 안에 충만히 가지게 하려 함이니이다’는 고백을 합니다. 넘치는 기쁨 안에서 목회를 하신 것이지요. 지금 우리에게 넘치는 기쁨이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책에는 빌립보 감옥에서도 기쁨의 찬미를 한 사도 바울과 복음 전하다 돌에 맞아 죽임을 당한 스데반 집사, 예일대 총장으로 18세기 미국을 휩쓴 대각성운동의 주도자인 조나단 에드워드 등 각자의 분야에서 행복 목회를 펼쳤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바울은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정말 나는 기쁘고 기쁩니다. 그러니 당신들도 기뻐하십시오’라고요. 이런 고백들이 우리의 목회 현장에서 터져 나와야 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1조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로 더불어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그분 안에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서로 분리할 수 없습니다.”

책은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을 만들어 낸다’ ‘행복목회에 대한 오해’ ‘행복목회 로드맵’ 등 3부로 이뤄져 있다. 그는 이 시대 목회자들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갖고 책을 썼다고 말했다. 백 목사에 따르면 한국교회가 당면한 최대 문제는 목회 조준점이 실종된 것이다.

“행복목회를 펼치기 위해서는 맡겨주신 양들을 어떤 모습으로 세워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강력한 조준점이 있어야 합니다. 과거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창립한 조용기 목사님은 오중복음을 근거로 ‘영혼이 잘 됨같이 범사에 잘 되게 하리라’는 분명한 조준점이 있었습니다. 그 분은 오직 그 조준점에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습니다. 사랑의교회를 창립한 고 옥한흠 목사님도 성도들을 그리스도 닮은 제자로 세워 담임 목회자와 함께 뛰게 하는 지도자로 만들겠다는 조준점이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목회에는 조준점이 상실됐습니다.”

백 목사는 오늘날 한국 목회자들은 성도들을 이 땅에 임한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고 나누는 자로 세우는 것을 목회 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의 교회는 영혼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비전을 나눠야 합니다. 목회자들은 자신에게 맡겨준 영혼을 구원해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서 함께 누리고 나눠 열방을 구원하는 일에 나서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목사가 행복해야 합니다.”

그는 지난 시절동안 목회자들을 만날 때마다 행복 여부를 물으며 배웠다고 한다. 자신이 보기에 국내 목회자로는 김상복 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 김진홍 두레교회 원로목사, 정필도 수영로교회 원로목사 등이 행복 목회를 펼친 목회자의 모델이라고 언급했다.

백 목사는 그동안의 행복 목회 노하우를 밝히는 ‘행복목회 콘퍼런스’를 11월 12일부터 14일까지 경기도 안성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개최한다. 그는 행복 목회에 대한 성경적 근거에서부터 행복 목회를 펼치기 위한 전략, 세세한 행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참가문의:061-284-8899).

글·사진=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