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비상등] 선진국서 풀린 돈… 亞 인플레 위협

입력 2012-10-23 22:00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조치로 글로벌 대형은행들이 잇따라 돈을 풀면서 아시아 지역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 등의 보고서를 인용, 미국 유럽 등 선진국 투자자들이 저금리를 피해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아시아의 자금 흐름은 단기간 내 반출에서 유입으로 바뀌었다. 한국은 지난 8월 24억 달러가 해외로 반출됐다가 9월 14억 달러 유입으로 바뀌었고, 인도네시아도 8월 5억4000만 달러가 반출된 뒤 9월엔 13억 달러가 유입됐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중국 경제지표가 안정되고 위안화 환율이 진정되면 아시아로의 자금 유입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금 유입 덕택에 태국 증시는 연초보다 28%, 필리핀은 24%, 인도는 23%, 홍콩은 14% 올랐다. 태국은 자금 유입을 견제하기 위해 해외 투자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와 홍콩은 부동산 가격도 대폭 올랐다. 싱가포르는 집값이 올 들어 56%나 상승했고, 홍콩 집값은 4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채권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올 들어 아시아 국가에서 발행된 채권은 1580억 달러어치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1127억 달러였다. 신용평가업체 피치의 앤드루 콜키혼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용등급 책임자는 “신흥국들은 선진국 통화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자산 가격이 요동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