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사이클 황제…‘도핑’ 암스트롱 타이틀 박탈·영구 제명

입력 2012-10-22 23:58

국제사이클연맹(UCI)은 22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사이클 스타 랜스 암스트롱의 ‘투르 드 프랑스’ 7회 우승 타이틀을 박탈하고 연맹에서 영구 제명키로 했다.

암스트롱은 ‘투르 드 프랑스’에서 1999년부터 7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사이클계의 영웅이다. 특히 96년 고환암이 폐와 뇌까지 퍼졌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재기, 병을 극복하고 우승했다는 이야기로 전세계에 감동을 준 바 있다. 그는 97년 암 환자들을 위한 자선단체 ‘리브스트롱(Livestrong)’을 설립하고 5억 달러를 모금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르 드 프랑스 우승 직후부터 그에 대한 도핑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미 검찰이 지난해 그를 내사한 후 기소하지 않고 수사를 종결한 적도 있다. 암스트롱은 “결코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다”며 맞섰다.

결국 미국 반도핑기구(USADA)가 혈액검사 결과와 동료 11명의 증거 등을 토대로 지난 10일 보고서를 내고 그의 혐의를 인정하면서 암스트롱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USADA는 이 문서에서 98년 8월 이후 암스트롱의 모든 성적과 수상 기록을 삭제하고 사이클과 관련된 활동을 금지했다. UCI의 이번 조치는 이 보고서의 신빙성을 인정한 것이다. 트래비스 타이거트 USADA 회장은 “스포츠계 역사상 가장 치밀하고 전문적이며 성공적인 도핑”이라고 말했다.

도핑이 적발됨에 따라 나이키와 안호이저-부시 등 암스트롱을 후원하던 대기업들도 그와 손을 끊은 상태다. 외신들은 향후 막대한 액수의 소송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