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금융위 “날 좀 보소”

입력 2012-10-22 19:27


‘시어머니’ 금융위원회가 ‘잘사는 며느리’ 금융감독원과 별거를 시작한 뒤 존재감을 나타내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융위는 서울 광화문 청사 이전 직후인 지난 10일 김석동 위원장이 주최하는 첫 번째 행사를 열면서 자료를 유인물로만 배포하겠다고 각 언론사에 통보했다. 통상 이메일로도 보내던 자료를 현장에서만 주겠다는 것으로, 행사에 직접 참석하라는 뜻이다.

금융위는 광화문으로 이사하기 전인 지난 8월에는 전국 산업단지를 순회할 때 김 위원장 발언 등 방문 성과를 거의 실시간으로 발송했었다.

정부기관이 현장에서만 자료를 나눠주는 일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금융위가 이 같은 방법을 선택한 것은 여의도 금감원에 상주하던 기자들을 광화문 금융위 청사로 끌어오기 위한 고육책이다.

금융위는 2009년부터 이달 초까지 금감원 건물에 세 들어 살았다. 첫 행사에서 효과를 본 금융위는 지난 18일 두 번째 행사를 열면서도 김 위원장의 축사 자료를 현장 배포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22일 “한동안 매주 행사를 열 계획”이라며 “금융위가 이전해서 새로 시작하니까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도 기사가 나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금융위가 주목받기 위해 애쓰는 데는 정부 조직개편이 있는 다음 정권에서 살아남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많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융위를 기획재정부에 통폐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