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朴 참모들, 판결문 읽기나 했나”… 새누리당 안팎 참모진 인책론 비등
입력 2012-10-22 19:17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를 보좌하는 참모진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박 후보가 21일 기자회견까지 열고 정수장학회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여론의 기대와 동떨어진 내용이었고 기본적인 사실관계마저 헷갈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부일장학회 유족이 제기한 정수장학회 주식반환 청구와 관련해 “법원이 ‘강압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해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가 참모의 보고를 받은 뒤 정정한 ‘촌극’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난이 거세다.
대선 캠프에서 일하는 한 초선 의원은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참모란 사람들이 판결문에 강압이 명시돼 있다는 점을 회견 전에 후보에게 각인시켰어야 했다”며 “정수장학회 이사진과 퇴진 관련해 비공식 사전 협의도 없었던 것 같고 여론 동향을 보고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대 천왕이 선거를 망치고 있다. 자리를 걸고 후보에게 충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4대 천왕’은 박 후보와 15년간 호흡을 맞춘 의원회관 보좌진으로 이재만(정책)·이춘상(인터넷 및 후원단체 관리) 보좌관과 정호성(메시지)·안봉근(수행 및 일정) 비서관을 지칭한다. 이달 초 대선 위기론으로 당이 내홍을 겪었을 때 옛 비상대책위원들이 책임을 물었지만 이들은 자리를 지키면서 후보의 두터운 신임만 확인됐다.
심재철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은 PBC 라디오에 출연, “박 후보의 역사 인식과 관련해 ‘참모들이 왜 어드바이스(충고)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며 “참모들이 좀 더 보좌를 잘 했으면 (박 후보가) 잘할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 금태섭 상황실장도 라디오에서 “박 후보가 보좌진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는 것 같은데 과연 어떤 보고를 받고 있는지 대단히 의문스럽다”고 했고 조국 서울법대 교수는 트위터에 “박 후보 본인은 물론 참모들도 판결문을 읽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아냥거렸다.
박 후보 측은 “후보가 판결 내용을 이해하고 있었지만 설명하는 과정에서 판결문 일부를 강조하다 보니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