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세 할아버지 장수 비결은 ‘마음의 평화’… EBS ‘장수가족 건강의 비밀’

입력 2012-10-22 19:14


장수가족 건강의 비밀(EBS·밤 10시45분)

가을걷이를 앞두고 있는 전남 장성 삼계면의 한 마을. 전형적인 고향 풍경 속엔 대가족의 일상이 살아 숨쉰다. 평생 농사를 짓고 살아온 김정호(98)옹은 고령에도 틈나는 대로 논밭을 둘러본다. 백양산 자락에 해가 걸치면 마을 풍경은 더 없이 평화롭다.

김옹의 집엔 4대가 산다. 큰아들 영창(75)·이정숙(68)씨 부부, 그 아들 인석(50)씨 부부와 재석(48)씨 부부, 그리고 이들의 어린 자녀까지다. 김옹의 부인은 3년 전 별세했다.

김옹은 5년 전 베트남 출신 큰손자며느리를 보았다. 마흔 다섯이 되도록 장가를 못간 인석씨가 네치친(28)씨와 가정을 이뤄 증손주 원이(4)·원빈(2)을 안겼다. 재석씨도 늦게 결혼해 일곱 살, 다섯 살배기 아들·딸을 두었다. 따라서 열한 식구 대가족이 한 지붕 아래에서 생활한다.

이 가족의 일상을 담은 김영도 프로듀서는 “여느 장수가족과 달리 빼어난 산수나 음식 섭취 등과 같은 특징을 잡을 수 없었다”며 “그런데 이 가족에게는 가부장적 상하 관계의 모습이 옅었다”고 말했다. 김옹은 아들, 손자 등을 한 자연인으로 존중하며 대하더라는 것. “어찌 보면 친구를 대하는 듯한 편안함이 김옹에게서 느껴졌다”고 김 프로듀서는 전했다.

이 같은 관계는 김옹의 자녀, 손자와 그들의 부부간에도 비슷했다. 손자 인석·재석씨의 경우 교과서의 ‘형님 먼저, 아우 먼저’에 나오는 듯한 인물 같았다고 한다. 유전자 자체가 장수 내력도 아닌 김옹의 장수 비결은 ‘마음의 평화’였다고.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