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자들 자기소개서 분석해보니… 구체적 수치 적고, 항목마다 꼬박꼬박 제목 붙여

입력 2012-10-22 19:24

대기업에 취업한 신입 사원들은 입사 지원 자기소개서에 구체적인 수치를 적거나 헤드라인을 붙여 작성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변대호 경성대 교수가 2010∼2011년 국내 대기업 입사자 자기소개서 100여 편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자기소개서엔 수치를 사용한 표현이 많았다. 예를 들면 “매주 ‘20시간’을 자기계발에 투자하겠다”는 식이다. 이들은 또 각 항목에 헤드라인을 적어 채용담당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실제 경험을 적은 점도 공통으로 발견됐다.

이들은 이력서에 이미 적었더라도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되면 자기소개서에 반복해 기록했다. 인턴십 경험이나 자격증 취득, 공모전 수상경력 등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함께 적어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지원하는 기업의 특성을 뽑아내 그에 부합하는 본인의 특징을 적은 경우도 많았다. 리조트 회사에 합격한 지원자는 자신이 편안한 성격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단점도 단점이 아닌 것처럼 에둘러 표현했다. 결단력이 부족한 경우엔 ‘저의 고민은 해결하지 못했지만 친구들의 진로상담을 도맡았다’거나 ‘결단력이 부족한 성격은 오히려 생각을 심도있게 하게 했다’는 식으로 장점을 부각시켰다.

입사 지원 동기는 자신의 경험이나 능력이 지원하는 부서 업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쓴 지원자가 많았다. 물류업 지원자는 ‘대학 프로젝트를 우체국에서 한 뒤 현장직원의 고충을 알게 됐다’고 적었고, 유통업 지원자는 ‘대형마트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썼다. 서비스업 지원자는 ‘평소 친구들에게 상담 요청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입사 후 목표를 적는 항목엔 연도별 계획을 쓴 지원자가 합격 확률이 높았다. ‘5년간 업무를 배우고 10년 후 실무로 인정받고 15년 후엔 팀장이 되겠다’는 식이다.

한편 2009∼2010년 국내 100대 기업 취업자 122명을 인터뷰한 결과 합격자의 평균 평점은 3.74점(4.5점 만점)이었고 토익 평균 점수는 847점으로 나왔다. 토익 스피킹 수준은 5.8점, 평균 자격증 수는 1.9개로 나타났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