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너마저… 조선업계 불황에 창사 이래 최초 인력감축 나서

입력 2012-10-22 19:02

조선업계 불황에 직면한 현대중공업이 희망퇴직을 앞세운 인력감축에 나선다. 업계 1위인 이 회사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22일부터 3주간 사무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만 50세 이상인 사무기술직 과장급 이상이 신청할 수 있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연령에 따라 기준 임금의 최대 60개월분에 해당하는 퇴직 위로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업계 최초로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장년 고용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작년 기준으로 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19.1년에 달해 100대 기업 중 가장 길고 본인의 선택에 따라 정년을 60세까지로 늘릴 수 있다는 점이 수상 이유였다.

회사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사무기술직만 해당하고 생산직은 포함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이 퇴직 이후 새로운 인생을 빨리 기획하도록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희망퇴직은 세계 조선업계 불황이 장기화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올해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작년 동기보다 40.4% 감소한 131억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조직의 비대한 직급 구조를 해소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른 기업은 수시로 사용하는 희망퇴직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이 선택 가능하도록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