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불황… 복합기능 제품엔 지갑 열고

입력 2012-10-22 21:37


직장인 윤희정(27·여)씨는 최근 펼치면 카디건, 접으면 목도리로 쓸 수 있는 의류 제품을 구입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가을 겨울에 입을 수 있는 옷과 목도리가 필요해 쇼핑하러 나갔다가 발견한 것. 윤씨는 “한 가지 제품으로 두 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데다 두 개를 사는 것보다 가격도 저렴하다”며 “요즘 경기가 안 좋아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사지 않게 되는데 이런 품목에는 시선이 간다”고 말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기간 지속되는 불황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여러 가지 기능을 가진 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한 가지 제품을 여기저기에 쓰려는 절약 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아용품 시장에 불황은 없다지만 알뜰한 엄마들은 복합기능 용품을 많이 구매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복합기능 아기용품은 업는 띠와 힙시트(허리에 착용하고 아기를 안거나 업을 수 있는 엉덩이 지지대)가 결합된 ‘아기띠’다. 이전까지는 두 가지를 따로 샀는데 한 제품으로 묶여 있어 활용도가 높다 보니 입소문을 탄 것이다. 아가방 관계자는 “아기띠의 경우 출시 5개월 만에 3000개가 팔려나갈 정도로 아기 엄마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아기 식탁 겸 일반 의자로 활용할 수 있는 부스터, 유모차 또는 요람으로 변신하는 카시트 등도 최근 아기 엄마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주방용품도 반찬통과 그릇으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인기다. 반찬을 반찬통에서 그릇으로 덜어 먹는 불편함을 없애면서 각각 따로 살 때 발생하는 비용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이는 품목인 의류나 소품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 예전에는 카디건, 숄, 목도리, 판초 등을 각각 따로 구매했지만 요즘은 펴서 단추를 채우면 카디건이나 판초, 단추를 풀어서 접으면 목도리나 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