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질환 실명자 23% 당뇨망막증이 원인
입력 2012-10-22 17:56
망막 질환으로 실명한 사람 4명 중 1명은 당뇨망막증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망막학회는 최근 김안과병원, 고대안암병원, 이대목동병원, 가천의대 길병원, 충남대병원 등 5개 대학병원에서 망막 질환으로 실명 진단을 받은 환자 882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당뇨망막증은 이번 조사에서 망막질환으로 실명한 사람 중 23.2%가 앓고 있었던 병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황반변성 21.4%, 망막박리 14.7%, 망막정맥폐쇄증 7.3%, 변성근시 6.2% 등의 순서였다. 또 당뇨망막증으로 실명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58.2세였고, 이들은 평균 14.5년간 당뇨를 앓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망막증은 황반변성, 녹내장 등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안과 질환으로, 당뇨병으로 인해 망막의 혈관에 피가 잘 통하지 않게 돼 망막이 손상되는 병이다. 당뇨병 환자들이 당뇨망막증을 조기에 발견, 치료함으로써 실명 위험을 막는 방법은 철저한 혈당관리와 함께 정기적으로 망막검진을 받는 방법뿐이다.
당뇨를 앓은 기간이 길면 길수록 당뇨망막증을 합병할 위험성도 커지게 된다. 실제 당뇨망막증으로 실명한 환자 10명 중 7명은 평소 혈당 관리에 소홀했으며, 심지어 자신이 당뇨병인지조차 모른 채 눈이 잘 안 보여 안과를 방문했다가 당뇨망막증 진단을 받는 경우도 약 1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망막학회 김종우 회장은 “눈에서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에는 사물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시세포가 밀집돼 있기 때문에 한 번 손상이 일어나면 시력 손실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뇨병 환자들은 항상 당뇨망막증을 합병할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