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대학, 종편에 129억 투자… “합리적 판단이었는지 의문”

입력 2012-10-22 00:48

수원대 고려대 우송대 등 전국 13개 사립대 및 전문대가 종합편성채널에 12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21일 나타났다. 민주통합당 유은혜 의원이 각 대학의 종편 투자 실태를 전수 조사한 결과다.

수원대는 TV조선에 50억원을 투자해 투자금액이 가장 컸다. 고려대는 채널A에 25억원, 영산대와 동서대는 각각 매일방송과 TV조선에 10억원씩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송대는 TV조선·채널A·매일방송에 11억원을 나눠 투자했다. 이외 세종대 한양대 이화여대 단국대 성신여대 한국외대 극동대 등도 5000만~7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영진전문대는 전문대로는 유일하게 채널A에 5000만원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금의 출처는 법인회계가 가장 많았다. 수원대 고려대 동서대 영산대 등 9개 대학은 법인회계에서 102억원을 투자했고, 3개 대학은 산학협력단회계에서 15억원, 4개 대학은 교비회계에서 13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법인회계에서 투자한 9개 대학 중 8곳은 학교법인이 ‘교직원 연금 및 의료보험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부담하지 않고 있었다. 유 의원은 “법인회계는 대학 지원이 일차적 목적”이라며 “재정이 어렵다는 사립대들이 수익 발생 여부가 불분명한 종편에 투자한 것이 합리적 판단이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종편에 투자한 13개학 중 8개 대학은 지난해 등록금 인상률이 전국 평균(2.1%)보다 높았다. 세종대는 4.3%, 단국대는 4.0%로 등록금 인상률이 평균치의 두 배였다. 일부 대학은 종편에 투자한 사실을 결산서에 공개하지 않아 사실상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