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폭탄테러 반발… 레바논 反정부시위 확산

입력 2012-10-22 00:47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이 반(反)정부 시위로 확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베이루트 중심부 순교자 광장에서는 폭탄 테러로 사망한 위암 알 하산 장군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수천명의 시민들이 총리 사임과 정부 해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긴급 투입된 군과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와 충돌했다. 현장에선 총성도 들렸고 탱크도 등장했다.

하산 장군은 지난 19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차량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그는 정보기관 수장으로 헤즈볼라가 시리아 정부군에게 무기를 밀반출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하산 장군은 지난달 레바논 내 친시리아 인사를 체포하면서 친시리아 세력인 헤즈볼라를 압박해 왔다. 또 2005년 발생한 전 레바논 총리 피살사건의 헤즈볼라 연루 여부도 수사에 착수해 레바논 내 반시리아 세력의 지지를 받았다.

폭탄 테러로 하산 장군이 사망하자 레바논 정부는 시리아가 레바논에 혼란을 부추기려고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레바논 정부는 21일을 ‘분노와 슬픔의 날’로 정하고 이날 열리는 하산 장군의 장례식에 전 국민이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장례식에서는 “친시리아 성향의 정부가 테러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야권 인사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분노한 군중은 시리아 반정부 세력의 깃발을 흔들며 총리실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레바논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지하는 헤즈볼라와 시아파,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는 수니파와 무스타크발 정당으로 나뉘어 갈등을 겪어 왔다. 역대 레바논 총리는 수니파에서 선출됐다. 테러 직후 나지브 미카티 총리는 사임을 표명했으나 반려됐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