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에 밀림에 버려져 원숭이와 5년간 생활… ‘타잔 여인’ 인생 역정
입력 2012-10-22 00:47
5세 무렵 정글에 버려져 원숭이 무리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영국 여성의 ‘타잔’과 같은 인생역정을 21일 영국 일간지 선데이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영국 요크셔 브래드퍼드에 거주하는 60대 주부 마리나 채프먼은 유년시절 남아메리카 콜롬비아의 정글지대에 버려져 원숭이 부족 일원으로 맨손으로 새와 토끼를 사냥하며 야생소녀로 자라났다. 5년 뒤 사냥꾼에게 발견돼 밀림을 나왔지만 말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매음굴로 팔려갔다. 폭력과 매춘에 시달리다 빠져나왔지만 갈 곳이 없어 노숙인이 됐다.
10대 후반에 이르러 콜롬비아의 한 가정에 가정부로 들어가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찾을 수 있게 됐다. 스스로 붙인 마리아나 루즈라는 이름도 이때부터 쓰기 시작했다. 채프먼은 20대 중반 자신이 돌보던 이웃집 가족을 따라 영국을 방문하면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교회 모임에서 만난 세균학자인 남편 존 채프먼과는 말도 통하지 않았지만 1977년 결혼해 영국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채프먼의 밀림시절 경험은 두 딸의 육아법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의 두 딸은 유아기 때 원숭이처럼 소리를 내야만 어머니로부터 먹을 것을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여우와 다람쥐 등 동물을 좋아해 집안에는 온갖 야생동물이 드나들었다.
채프먼은 친부모를 찾기 위해 광고도 냈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그녀의 어린 시절 당시 콜롬비아에서는 아이를 유괴하고 나서 몸값 협상이 안 되면 밀림에 버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그녀의 가족은 “아무런 기억도 없던 엄마가 자신의 이름을 지으면서 기억 속에 있던 친자매의 이름을 떠올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채프먼의 인생 이야기는 TV 다큐멘터리와 책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