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37개 지하철역 ‘라돈’ 특별관리

입력 2012-10-21 23:17

서울시는 수도권 지하철역 500여개 중 서울시내 37개 역을 폐암 유발 물질인 라돈(Rn) 잠재위험 지역으로 판단, 특별 관리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하철 안전문(스크린도어) 설치 후 전동차 안의 라돈 농도가 급증했다는 서울보건환경연구원의 지난달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에서의 라돈 농도 분포 조사’ 보고서에 따른 후속 조치다. 라돈은 암반 내에 존재하는 자연 방사능의 일종으로 고농도에서 오랜 기간 노출되면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안전문 설치 전인 2008년 3∼5월과 설치 후인 2010년 4∼5월 서울 지하철 2∼8호선의 전동차 객실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2년 만에 ㎥당 20.1Bq(베크렐)에서 30.8Bq로 53% 증가했다. 스크린도어가 라돈의 주 발생원인 터널을 더 밀폐시켜 승강장과 대합실로 통하는 라돈의 확산 통로를 차단하는 효과 때문이라는 연구원의 분석이다. 에너지 절감에 따른 환기설비의 운전시간 단축도 원인으로 꼽혔다.

특별 관리 대상역은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17개,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 20개다. 노선별로는 2호선 잠실·이대·아현, 3호선 종로3가·경복궁·교대, 4호선 충무로·남태령·회현, 5호선 서대문·광화문·답십리 등이다. 이들 역은 심도가 깊고 화강암 지반에 있어 라돈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시는 37개 역에서 라돈 농도를 연 2회 정기 측정과 수시 측정을 병행키로 했다. 배수로 및 집수정에 맨홀 덮개를 설치하고 송풍기로 집수정 공기를 배출해 라돈 확산 경로를 집중 차단한다.

하루 평균 3~13시간이었던 터널 안 환기시설 가동시간은 최소 15시간 이상으로 늘린다. 라돈이 주로 터널 구간의 암반에서 지하수에 녹아 배출되면서 공기 중으로 퍼진다는 점을 고려해 역사 청소 때 지하수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와 전동차 안 라돈 농도는 유사한 분야의 기준치 이내로 인체에는 무해한 수준이지만 시민 불안을 고려해 관리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