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과 도우미, 극한마라톤 도전기… KBS1 ‘인간극장’
입력 2012-10-21 20:02
인간극장(KBS1·22일 오전 7시50분)
미국 그랜드캐니언. 이곳에서 열리는 사막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대한민국 두 남자가 미국에 상륙했다. 5년 전, 중국 고비사막 마라톤에서 첫 인연을 맺었던 시각장애인 송경태(51)씨와 그 도우미 송기석(47)씨. 이들은 그랜드캐니언에서 배낭에 연결된 1m의 생명줄로 한 몸을 만들고 6박7일 일정의 271㎞ 대장정을 시작한다.
2007년 고비사막 마라톤 이후 경태씨는 이미 세계 4대 극한마라톤을 모두 완주한 장애인 최초 그랜드슬래머가 돼 있었다. 경태씨는 전북 시각장애인 도서관 관장으로, 기석씨는 외국계 건강식품회사 임원 자리로 각각 되돌아갔다. 그러다 기석씨의 갑작스러운 제안으로 두 사람은 다시 그랜드캐니언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마라톤은 이전에 참가했던 마라톤과는 차원이 달랐다. 생명줄로 서로 한데 묶은 채 사막뿐 아니라 숲길, 개천, 자갈밭, 협곡, 절벽 등 무수한 난관을 헤쳐야 했다. 게다가 매 구간 제한 시간 내에 완주하지 않으면 실격처리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하루 12시간 강행군을 해야 했다. 잦은 부상과 점점 바닥나는 체력에도 이들은 묵묵히 걷고 또 걸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기석씨와 그런 덕분에 거침없이 길을 헤쳐 나가는 경태씨. 한 번쯤 불평불만을 할 법도 한데 서로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다. 하지만 하루하루 코스 강도가 높아지고 해발고도가 올라가면서 추위는 점점 혹독해지는데…. 과연 두 남자는 무사히 최종 결승점에 도착할 수 있을까. 26일까지 5부작으로 방영된다.
박정태 기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