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칼끝 MB일가 정조준… 이시형·이상은 부부 주중 소환 예고
입력 2012-10-22 00:38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 특검팀이 수사 초반부터 이 대통령 일가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대통령 아들 시형(34)씨과 맏형 이상은(79) 회장, 그 부인 박모씨 등이 주중 연쇄 소환될 전망이다.
특검팀은 21일 “시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이번주 중 소환키로 하고 구체적 일정 및 신병 경호 문제 등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특검 관계자는 “시형씨를 (특검 사무실 외)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24일 귀국이 예정돼 있는 이 회장과 부인 박씨도 동반 소환이 예고돼 있다.
특검팀은 시형씨가 이 회장에게 부지 대금 6억원을 빌린 장소로 지목한 이 회장의 서울 구의동 자택이 평소 비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웃 주민 등에 따르면 이 회장 부부는 오래전부터 두 달에 1∼2번꼴로 이 아파트에 들른다.
시형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 회장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 집에 거액의 현금을 보관하다가 부인을 시켜 시형씨에게 돈을 내줬거나, 두 사람이 함께 근무하는 다스 본사 등을 놔두고 6억원 현금 다발을 모처에서 굳이 서울 자택까지 옮긴 뒤 전달했다는 말이 된다. 시형씨는 검찰 서면 조사에서 “지난해 5월 서울 구의동 큰아버지 집으로 가서 6억원을 빌린 뒤 청와대 관저에 보관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시형씨가 실제 6억원을 이 회장에게 빌려갔는지, 돈의 출처와 성격은 무엇인지, 왜 평소 잘 쓰지 않는 구의동 아파트를 돈 전달 장소로 활용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수감 중인 김세욱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행정관을 조사했다. 김 전 행정관은 시형씨가 빌린 6억원으로 부지 매입 대금 송금 및 세금·이자 등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 1㎏짜리 금괴 2개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특검팀은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역시 조만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김 전 처장은 지난해 12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계약 전 (내곡동 부지를) 방문해 OK(승인) 하니까 샀지, (대통령) 돈 투자하는데 내 마음대로 했겠나”라고 밝혔다.
지호일 정현수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