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朴 “판결서 강압 불인정” 발언 번복

입력 2012-10-21 22:52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21일 기자회견에서 부일장학회 유족이 제기한 1심 판결 중 정수장학회로 헌납되는 과정의 ‘강압성’ 여부에 대한 답변으로 논란을 빚었다.

헌납 과정의 판단을 묻는 질문에 박 후보는 “법원이 강압적으로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해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 발언이 강압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기자들의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나는 꼼수다’를 진행했던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법원 판결은 강탈은 인정했지만 법적으로 되돌릴 기회가 없다는 판단 아니냐”고 파고들자 기자회견을 진행하던 조윤선 대변인은 “토론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피해나갔다.

박 후보는 잠시 뒤 논란이 커지자 이례적으로 다시 단상에 올라 꺼진 마이크를 켰다. 그는 “제가 아까 강압이 없었다고 얘기했나요. (그랬다면) 제가 잘못 말한 것 같다”며 “강압이 있었는지 인정하기 어렵다고 해서 패소 판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측근은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에 대한 야권의 정치공세 문제에 초점을 맞추다 이 대목에서 순간 착각을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당내에선 최근 인혁당 사건과 관련해 ‘두 개의 판결이 있다’는 발언으로 빚어졌던 악몽이 재연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판결문의 취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서 꼬투리 잡힐 빌미를 줬다는 것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