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위원장 없이 일단 단독 출범 安측에 공동구성 문 열어놔

입력 2012-10-21 18:48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21일 오랜 고민 끝에 ‘새로운정치위원회’(새정치위)를 발족시켰다. 새정치위는 정치혁신 방안을 논의할 기구로 그동안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에게 공동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고, 위원장을 인선하는 문제로 출범이 연기돼 왔다. 그러나 문 후보는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 이상 위원회 활동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위원장을 공석으로 두고 새정치위를 띄웠다.

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내일부터 새정치위를 통해 민주당이 추진할 정치혁신 방안들을 차근차근 밝힐 것”이라며 “국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새로운 정치혁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22일부터 1주일을 ‘새로운 정치’를 주제로 일정을 짰다고 밝혔다.

새정치위는 16명의 당내·외 인사로 구성됐으며 한국정치학회장을 지낸 양병기 청주대 교수가 고문을 맡았다. 공석인 위원장을 대신해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가 간사를 맡아 운영을 담당한다. 김민영 공동선대위원장을 포함해 김종철 연세대 교수, 조대엽 고려대 교수 등이 포함됐다. 당내 인사로는 최재성 이인영 이언주 장하나 의원이 들어갔다. 새정치위는 분권형 대통령제, 정당책임정치 방안, 선거제도 개혁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위는 안 후보 측이 요구하고 있는 정당 혁신안을 마련해 단일화의 지렛대 노릇을 할 핵심 조직이다. 새정치위가 과감한 혁신안을 도출해야 안 후보 측에 단일화를 요구할 명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문 후보는 정치혁신을 내세운 안 후보에게 공동으로 정치혁신위원회를 꾸리자고 제안하고 위원장으로 조국 서울대 교수의 참여를 요청했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각자 정권교체와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할 때”라며 거부했다.

문 후보 측은 새정치위를 출범시켰지만 안 후보 측에 여전히 문을 열어뒀다. 진성준 대변인은 “안 후보 측이 이제라도 공동구성 제안에 화답하면 공동으로 위원장을 모시고, 그분이 동시에 새정치위 위원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화답이 없을 경우 단독으로 위원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새정치위 산하에는 반부패특별위원회도 설치됐다. 위원장은 김갑배 변호사가 맡았고 박영선 의원, 박성수 백혜련 이재화 변호사 등도 포함됐다. 특히 총리실 민간인 사찰 피해자인 김종익씨도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새정치위와 반부패특위는 22일 문 후보 주재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