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해와 통일, 동아시아 평화구축은 신학적 과제… 한국교회, 선도적 역할로 화해·통일의 場 돼야”

입력 2012-10-21 18:46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채수일 한신대 총장)는 지난 19일부터 이틀간 충남 아산 온양관광호텔에서 ‘통일과 화해’를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갖고 한반도 통일과 화해의 방안을 논의했다. 350여명의 신학자들은 남북화해와 통일, 동아시아 평화구축이 중대한 신학적 과제라는 사실에 공감하고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선도적 역할을 당부했다.

박종화(서울 경동교회) 목사, 양영식 전 통일부 차관, 주도홍(백석대) 조은식(숭실대) 교수 등은 첫날인 19일 100분 토론회를 갖고 한국교회가 정부의 대북정책 결정자들에게 통일신학을 제시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박 목사는 “남북문제에서 체제나 이념은 하나의 도구일 뿐, 통일과 구원의 주 대상은 북한 백성”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교회는 화해와 통일의 장이 돼야 하며 디아코니아신학 입장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은 때를 얻든 못 얻든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 전 차관도 “미국정부는 에티오피아가 사회주의국가 시절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을 때 ‘어린이는 정치를 모른다’며 조건 없는 식량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면서 “교회는 한국정부가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북한에도 핵 보유로는 정권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세례요한처럼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교수는 “한국교회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따라 우왕좌왕할게 아니라 분단 상황에서 정치권을 움직이기 위해 바른 통일신학, 성경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세계교회에 한국적 상황을 소개하고 연대해 분단문제를 풀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유토론에서는 “북한주민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2만5000여 탈북자는 하나님께서 통일을 위해 품어보라고 남한에 보내주신 특별한 사람들”이라며 “통일 이후 남북갈등의 완충 역할을 할 탈북자를 교회가 끌어안지 못한다면 진정한 통일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와 공감을 모았다.

노영신 연세대 명예교수는 둘째날인 20일 ‘한반도 평화와 통일- 예방경제 윤리전략’ 발표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으며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 붕괴를 막는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교류협력, 경제번영, 공리공존, 상생 전략을 사용해 북한이 중국에 종속되지 않도록 남북경제통합과 융합을 적극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학회는 이날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과 남북당국, 한반도 주변 강국, 세계교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학회는 13개 신학회와 43개 신학대·대학교 소속 2000여명의 학자들이 활동하는 국내 최대의 신학 학술모임이다.

아산=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한국기독교학회 통일선언문 전문은 미션라이프(missionlife.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