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총회장단에 듣는다-예장백석] 어려운 교회·홀사모 지원위해 ‘복지재단’ 설립 최우선
입력 2012-10-21 18:30
예장 백석교단은 36년이라는 짧은 역사 속에서도 빠르게 성장해 현재 3200여 교회, 87만여 성도로 교세 면에선 예장 합동과 통합에 이어 장로교 3대 교단에 속한다. 지난달 정기총회에서 선출된 정영근 총회장과 이종승 부총회장, 이경욱 사무총장 등 새 임원진은 한국교회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 ‘내실을 기한 성장’을 지속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19일 서울 방배동 총회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나 백석교단의 역점 사업과 교회 부흥의 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참석자
정영근 총회장
이종승 부총회장
이경욱 사무총장
(사회=이승한 종교국장)
-총회가 추진하는 내년도 핵심사업은 어떤 것인가.
△정영근 총회장=우선 어려운 교회와 홀사모 지원을 위해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복지재단이 있어야 기업 등 외부로부터 기부를 받을 수 있다. 내년 1월에는 ‘목회자 코칭 스쿨’을 개원한다. 교회 운영의 어려움으로 의욕을 많이 상실한 목회자들에게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해주고 새로운 목회방법을 알려주는 재충전의 기회다. 총회 행정의 간소화·일원화 작업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다음 달 26∼28일 강원도 고성의 리조트에서 ‘백석인의 날’ 행사를 크게 열어 내년도 목회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목회자들의 사기가 전반적으로 떨어져 있는데 이들의 사명감과 열정을 고취시킬 방안이 있나.
△정 총회장=미자립 100교회 지원운동을 시작했다. 태풍 피해를 입은 전남 완도의 교회를 첫 번째 수혜자로 정하고 복구 및 리모델링을 해주기로 했다. 어려운 교회의 꼭 필요한 부분을 돕는 식으로 지원운동을 해 나갈 것이다. 또 ‘교회가 부흥하는 길은 전도밖에 없다’는 판단 하에 전국적인 전도집회도 준비 중이다. 예산이 없어 못하는 교회에 전문 강사들이 나서는 전도집회를 열어줄 방침이다.
-백석신학의 특성은 무엇인가.
△정 총회장=‘개혁주의생명신학’을 교육하기 때문에 다른 교단보다 기도를 많이 시키고 교회 개척도 많이 한다.
△이경욱 사무총장=우리 교단은 지난해에만 개척을 70곳이나 했다. 다른 교단 사람들도 깜짝 놀랄 정도다. 백석대 목회학석사(M.Div) 커리큘럼도 지난해부터 이론신학에서 영성 및 현장 위주로 바꿨다. 이론적으로만 가르치면 현장 적용이 안 되기 때문이다. 우리 교단은 부임보다 개척 위주다. 요즘 목회자가 되고자 하는 청년들은 지적으로는 똑똑한데 영성이 부족한 편이다. 영성이 없으면 개척이 안 된다.
-교회연합사업에 대한 교단의 정확한 입장은 무엇인가.
△정 총회장=연합사업은 한국교회연합(한교연)과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를 중심으로 할 것이다. 지난달 총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결별하기로 했고 한교연 가입을 승인했다. 우리는 한교연을 만들 때 중심적인 역할을 했고 이 같은 위치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다.
-세계교회협의회(WCC)에 대해선 어떤 입장인가.
△정 총회장=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지만 ‘참여하지 않는다’는 게 내부 입장이다. 복음주의진영에서 우려하는 부분을 WCC 측이 내년 부산 총회에서 말끔히 해소해주기를 바란다.
△이 사무총장=지난해 초 우리 증경총회장단이 WCC측에 6가지 문제가 해소되면 부산 총회에 참여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다. 6가지 의혹은 종교다원주의·종교혼합주의, 개인구원을 약화시킨 사회복음주의, ‘오직성경’ 원리 포기와 인본주의 성경관, 성찬에 대한 프로테스탄트 이해의 포기, 이신칭의(以信稱義) 교리의 로마 가톨릭적 이해, 선교무용론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받지 못했으니 참여할 수가 없다.
-현재 한국교회의 성장이 침체된 상태여서 교회부흥이 절실하다.
△정 총회장=중요한 것은 목회자다.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목회자가 자꾸 본질을 벗어나니까 교회가 침체되는 것이다. 교회 내 카페 같은 것도 경쟁적으로 생기는데 정말로 전도만을 위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목회자가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쓰지 말고 본질로 돌아가 마음이 뜨거워져야 한다. 열정과 사명감을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교육하는 데 힘쓸 것이다.
△이종승 부총회장=목사들에게 본질을 되찾아주고 사명감과 열정을 심어주는 게 바로 개혁주의생명신학이 추구하는 바다. 죽은 신학, 머리신학을 살아있는 행동신학으로 바꾸는 것이다. 또 교회가 침체된 원인 중 하나로 지나친 약식(略式) 추구 경향을 꼽을 수 있다. 세례식, 성찬식 등의 경건함이 사라지면서 영성도 잃게 됐다. 성례전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
-세상에서 교회를 비판·공격하는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정 총회장=허점이 있으니까 공격받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에 입각한 사회적 활동이 점점 없어지고 성결성도 잃어버렸기 때문에 공격받고 있다. 진실로 교회다운 교회라면 비판받을 일이 없다.
△이 부총회장=교회 스스로가 성결, 거룩함을 버렸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돌팔매를 맞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 밟힐 뿐이니라’(마 5:13)는 말씀에 나오는 소금처럼 지금 한국교회는 맛을 잃어버린 소금이 됐다. 많은 교인들은 이 땅에서 호사스럽게 오래 사는 게 복인 줄 알고 있다. 복음의 핵심 소금인 천국, 부활, 심판, 상급을 잊어버린 것이다.
-신천지와 같은 이단들이 교회에 많이 침투하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정 총회장=교계의 힘이 약하니까 신천지나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 등이 준동하는 것이다. ‘신천지(이단) 추수꾼의 출입을 금합니다’라고 쓴 스티커를 전 교회에 배포해 붙이도록 했으며 신천지의 정체에 관한 자료도 만들어 교육하고 있다. 국민일보가 종자연에 대해 잘 보도해줘서 교계에 큰 힘이 됐다. 앞으로도 이단 및 안티기독교 세력으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주길 부탁한다.
정리=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