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반군, 반세기만에 평화협상

입력 2012-10-19 19:09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 내 최대 반군단체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1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50년간 끝없이 이어져 온 내전이 종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측 협상단 10명은 오슬로 인근 도시 허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시작을 알렸다. 움베르토 데 라 카예 전 콜롬비아 부통령은 “콜롬비아 국민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며 “예전 협상과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FARC 측 이반 마르케스도 “우리는 손에 (평화를 의미하는) 올리브 가지를 들고 왔다”고 말했다.

회담에선 콜롬비아의 빈부격차 해소 방안과 FARC 무장 해제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회담은 협상 진전 상황에 따라 몇 년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그러나 낙관은 이르다. 50년간 이어진 불신의 골이 매우 깊기 때문이다. 데 라 카예는 이 자리에서 “(반군에 대한) 군사작전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최고지도자 알폰소 카노가 사살돼 세력이 약화된 반군에 재기의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반군 측에 “민주주의의 테두리 안에서 이상을 달성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마르케스도 “정부, 기업의 난개발과 빈부격차 심화가 내전의 원인”이라며 “내전 발생 원인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콜롬비아는 남미의 대표적인 친미 국가로, 1964년 마르크스·레닌주의 혁명을 기치로 내걸고 창단된 FARC 등 반군과 정부군은 반세기 동안 내전을 벌여왔다. 이 기간 사망자는 6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군은 현재 콜롬비아 서남부 카우카 지역을 사실상 점령한 상태다. 2002년 2월에는 당시 정·부통령 후보였던 잉그리드 베탕쿠르와 클라라 로하스를 납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손잡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선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의 강경노선으로 세력이 약화됐고, 마약 밀매와 민간인 납치 때문에 국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있다.

정부와 FARC는 다음 달 15일 쿠바 아바나에서 다시 만나 협상한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는 FARC에 납치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가족들이 시위를 벌였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