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단일화 갈수록 고차방정식… 부담 큰 朴 캠프

입력 2012-10-19 20:32

“단일화가 되긴 될지, 된다면 누구로 될지… 지금 그 답을 맞히라는 건 객관식 시험에서 대충 찍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논쟁을 지켜보며 새누리당 당직자는 이렇게 말했다. 대선을 두 달 앞두고도 주도권 공방만 치열할 뿐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로선 막판까지 골치 아픈 변수를 떠안고 가게 됐다. 단일화 ‘경우의 수’에 모두 대비책을 세우려면 엄청난 부담이다.

새누리당은 단일화를 정치 야합으로 규정해 연일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다. 단일화가 성사돼도 위력이 최소화되도록 미리 김을 빼는 중이다.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19일 선대본부 회의에서 “(야권은) 단일화가 국민 총의를 모으는 것인 양 현혹시키지만 실상은 준비 안 된 두 후보의 표만 노린 야합이다. 보기는 좋겠지만 정책 혼선 등 많은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일화가 결코 쉽지 않으리란 희망 섞인 예측도 있다. 하지만 박 후보 선대위는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누구로 단일화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공식 답변은 “누가 돼도 자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 의견을 물으면 전망이 엇갈린다. 속내 역시 복잡해 보인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정당 기반을 갖고 있는 문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친노(親盧) 인사답게 이념적 경직성이 강한 데도 소탈한 친화력과 만만찮은 내공을 보여주고 있다. 안 후보보다 대응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슈 등이 효력을 발휘하곤 있지만 예상보다 ‘친노 연대 책임’ 논리가 잘 먹히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안 후보가 중간에 그만둘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안 후보를 최종 후보로 보고 전략을 짜야 한다. 여론조사 양자대결이 보여주듯 우리에게 쉬운 싸움이 아니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골치 아픈 대목 중 하나는 문·안 후보 중 한쪽을 공격하면 그 후보는 지지율이 떨어져도 다른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가령 NLL 공세를 통해 문 후보에게 안보 불안 이미지를 심는 데는 성공했지만 공방이 길어지면서 20∼30대에서 안 후보 지지층은 더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선대위는 단일화 프레임에서 벗어나 박 후보의 고유한 스타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권영진 기획조정단장은 “단일화는 진영 논리를 강화시키는 야권의 정치적 술수”라며 “정치쇄신과 대통합 행보로 (야권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