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프로야구 三國志] 주말마다 불꽃튀는 공포의 외인구단?… 사회인야구 전국 2만여팀 열기

입력 2012-10-19 17:59

택배기사 김모(38)씨는 매주 화요일이 주말처럼 기다려진다. 자신이 소속된 동호인 야구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 속에 버스·택시기사, 학원 강사 등 주중에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 결성한 야구 동호인팀에 가입한 것은 최근이었다. 매주 하루씩 모여 야구를 즐기게 되면서 김씨는 야구가 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믿는다.

프로야구 관중 증가와 더불어 직접 야구를 즐기려는 동호인도 급격히 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수도권에 1만5000여개를 포함, 전국적으로 최대 2만개의 아마추어 사회인팀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팀이 무려 10배 가까이 늘었을 것이라는 게 동호인들의 얘기다. 팀당 20명만 잡아도 40만명의 동호인들이 직접 야구를 즐긴다는 것.

물론 한 선수가 여러 팀에 중복 가입돼 있는 경우도 많아 실제 인구는 이보다 적을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약 60만개의 아마추어 사회인팀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야구가 생활체육 깊숙이 자리잡은 데는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입은 바 크지만 야구 자체가 주는 여가 만족도가 타 스포츠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야구는 승부의 의외성과 포지션별 전문성으로 운동 성취감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개인기록이 누적되기 때문에 경기의 연속성도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려운 수비 연습을 하다 보면 타 종목보다 동호인들끼리 친밀도가 급속도로 높아지는 것도 야구의 장점. 게다가 유니폼, 글러브, 신발 등 초기 비용 50만∼100만원을 들이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야구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동호인 급증 원인이 되고 있다.

다양한 수준의 동호인들이 모이다 보니 흥미로운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1010개팀이 활동하고 있는 대구 사회인 야구연합회 리그의 경우 공무원리그와 우체국 직원 리그도 있다. 또 대구지역 교회 성도들로 구성된 바이블리그에도 14개 교회팀이 연중 리그를 펼친다.

문제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야구장이 태부족이라는 것이다. 주말에 학교 야구장을 임대하는 것으로는 수요를 채울 수 없다. 일부 지자체에서 하천부지 등에 야구장을 짓거나 개인 차원에서 야구장을 지어 운동장을 대여하고 있지만 동호인들은 야구장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며 늘 불만이다. 야구장이 적다 보니 훈련시간도 없이 곧바로 경기에 임해 부상자가 속출한다. 한국의 정형외과는 이들 때문에 먹고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