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시간 아이와 함께 보내며 교감해야”… 자녀교육 성공사례 래리 곽 박사, 김성묵 장로와 대담
입력 2012-10-19 17:41
자신들의 존재가 자녀들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자각하는 아버지들이 어느 정도 될까.
가부장적 문화가 지배하던 과거에 비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어머니에 비해서는 가정에서의 아버지 역할이 적은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6월 출간돼 국내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아이의 잠재력을 깨워라(푸르메)’의 저자 재미 교포 래리 곽 박사가 아내 루스 곽과 함께 최근 모국을 찾았다. 이 책은 요즘 대세인 ‘힐링’을 통해 아버지가 자녀 교육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자세히 썼다. 1959년 미국 유학생이던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래리 곽 박사는 본인 역시 성공한 의사로서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힐 만큼 유명인이지만 그보다는 자녀 4명을 모두 브라운, 코넬, 텍사스 의대 등 명문대에 진학시킨 ‘자녀 교육 전문가’로 교포 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
래리 곽 박사 부부와 두란노아버지학교 김성묵 본부장, 가정문화원 김영숙 원장이 최근 만나 자녀 교육에 관한 아버지의 역할 등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털어놨다.
△김영숙 원장=아들 셋, 딸 하나 네 명의 자녀를 모두 건강한 엘리트로 키워내셨습니다. 박사님이 생각하는 자녀교육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래리 곽 박사=우리 부부는 아이들의 개성을 키우고 관계를 개발하는 것이 자녀교육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원장=아이의 처음 10년이 가장 중요하며 잠재력을 깨워줘야 한다고 강조하셨는데 이 시기에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요.
△곽 박사=우리는 이 기간 동안 부모로서 아이들의 좋은 습관을 길러줬고, 또 아이들의 성격이 제대로 틀이 잡히도록 애썼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기입니다. 부모님이 제게 주신 가장 큰 선물 역시 항상 최선의 일을 하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동기를 갖도록 하신 것입니다.
△김 원장=아버지들이 자녀양육에 개입하기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아이들을 돌봤나요. 박사님은 하루가 48시간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바쁜 분 아닙니까. 어떻게 아이들을 온전히 양육했나요.
△곽 박사=사랑은 시간입니다.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삶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것입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제가 축복 받은 것은 저희 부모님께서 제가 좋은 습관을 갖도록 키워주셨다는 겁니다. 제가 정확하고 구체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낮 동안 열심히 일을 다 끝낸 뒤 집에 돌아오면 가족에만 집중하도록 선택하는 방법을 알게 해 준 것입니다.
△김 원장=김 장로님은 아버지학교를 하고 계신데 가정에서 아버지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아버지학교를 세운 목적은 무엇입니까.
△김성묵 장로=한국의 아버지들은 자녀양육은 어머니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아버지는 나가서 돈벌고 경제를 책임지는 역할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가정은 아버지 부재가정이 많습니다. 아버지학교는 아버지를 가정에 돌려보내 성경적인 아버지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바로세우기 위해 설립했습니다.
△김 원장=박사님은 아이들의 각기 다른 성향을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자녀들의 개성을 인정하고 그에 맞게 양육하셨습니까.
△곽 박사=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은 공식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각 아이들은 특별하고 부모의 역할은 아이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도록 돕고 그들을 인도하고 각자 흥미 있는 바를 계발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김 원장=아이들의 영적 잠재력은 어떻게 깨워주셨나요. 영적 잠재력을 깨워준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와 어떻게 다른가요.
△곽 박사=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앞서서 믿음의 본을 보여야 했습니다. 저희는 함께 봉사함으로써 신앙교육을 시켰습니다. 그리스도인인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는 세상에 대한 관점이 다릅니다. 그리스도인인 아이는 자기중심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필요도 살필 줄 압니다. 그리스도인인 아이는 주님과 관계를 맺기 때문에 직업도 그분을 향한 열정을 위해 선택할 수 있습니다.
△김 원장=영적 잠재력은 아이들뿐 아니라 아버지들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영적 잠재력을 깨우는 게 아버지학교의 사명이 아닌가요.
△김 장로=영성은 하나님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입니다. 최고의 영성은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내가 만난 하나님을 우리 아들딸들에게 경험시키는 것입니다.
△김 원장=보통 아이들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를 가깝고 편안하게 생각하는데요, 박사님은 아이들과 어떻게 교감하셨나요.
△곽 박사=성경을 읽으면서 아버지에게서 오는 축복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아이에게 성경말씀을 전해주고 싶었습니다. “네가 뭘 해서 받는 게 아니라 너는 내 자식이라서 널 사랑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아이다.” 아이들에게 전하는 말이 중요합니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얘기할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래리 곽=1959년 유학생이던 부모 사이에서 미국에서 출생, 84년 노스웨스턴대에서 종양세포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탠퍼드 의과대 내과에서 레지던트, 동 대학 종양학과 연구원, 국립의학연구소의 백신 생물학부 과장으로 12년간 재직했다. 2004년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로 옮겨 현재 림프·골수종학과장이자 암 면역연구소 부소장, 백혈병연구 저스틴기금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9년 암세포를 죽이는 백신을 개발해 2010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으로 선정됐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