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위키백과 출범 10주년] ‘열린 백과사전’ 만들어낸 주역들
입력 2012-10-19 22:04
“사전을 만든다는 것, 권위 있는 일 아닌가요?”
한국어 위키백과 10주년 기념식을 앞둔 지난 10일, 10년의 역사를 지켜본 ‘열린 백과사전’을 만들어낸 주역들을 만났다.
위키백과 집행위원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정철(36)씨는 다음 커뮤니케이션에서 사전 편찬 일을 하고 있다. 취미 활동인 ‘위키 백과’가 어쩌면 업무의 연장인 셈이다. 정씨는 대학원에서 관련 전공을 공부하기도 했다. 정씨는 “‘왜 아무 대가 없이 자기 시간을 투자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다른 사람이 내가 편집한 글을 보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사전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난 집행 위원들은 나이도, 하는 일도 다 달랐다. 그리고 서로를 위키 백과에서 쓰는 필명으로 불렀다.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편집을 많이 하다 보니 각자 주력 분야도 생겼다. 이들은 언어, 여성, 철도 등 각자 자주 편집하는 분야도 다르다. 자신이 편집한 문서의 논리를 증명하기 위해 해당 분야 공부를 시작한 이도 있다.
위키백과 10주년을 기념해 앞으로 위키백과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집행위에서 활동 중인 구은애(27·여)씨는 “개방형 지식 공간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에만 머물지 않고 직접 다가가는 노력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 4월 7일부터 4주간 매주 토요일 국립중앙박물관 도서관 이용자에게 무료로 위키 문법과 편집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윤은호(26)씨는 “전문가의 한 줄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집에 참여할수록 정보의 정확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위키백과의 믿음”이라며 “신규 사용자들에게 위키백과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