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10월 25일 임시이사회, 서남표 총장 사퇴 추진 논의

입력 2012-10-18 21:57

카이스트(KAIST) 이사회가 서남표 총장 사퇴를 추진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18일 카이스트 이사회에 따르면 오는 25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서 총장이 지난 7월 제출한 사임서를 처리하거나 계약 해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 총장 측은 사임서를 제출할 당시 제시한 ‘서 총장 재임기간 중의 업적을 계승 발전시킨다’ 등의 전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임서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사회가 사임서를 처리하게 되면 이사회와 서 총장 간의 법정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계약해지 안건이 통과되면 90일의 유예기간을 거쳐 총장직에서 물러나며 임기 만료까지의 잔여 연봉 72만 달러(약 8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지난 7월 20일 이사회에서도 일주일 앞두고 계약해지 안건을 상정했지만, 이런 부담 때문에 안건 채택이 보류됐었다. 결국 양측은 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안건을 처리하지 않고 오명 이사장과 서 총장이 협상을 통해 거취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었다. 비공개 합의문에서 서 총장은 3개월 뒤에 물러나기로 하고, 이사장에게 10월 20일자 사임서까지 전달했다.

하지만 서남표 총장 측이 약속을 뒤집고 사퇴를 미루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사회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스트 한 이사는 “서 총장이 7월에 스스로 나간다고 약속한 부분이 있는데 이를 뒤엎은 것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않았나 보고 있다”면서 “다음 이사회에서 약속을 어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총장은 내년 1월 이사회가 총장 후보 선임위원회를 구성하면 후임자 선발 절차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서 총장의 거취를 두고 학내 갈등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