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센터’ 광주에 국내 첫 설립

입력 2012-10-18 19:25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정신건강트라우마(Trauma·외상후스트레스장애)센터가 18일 광주 치평동 광주도시공사 1층에서 문을 열었다.

개소식에는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강운태 광주시장, 조호권 광주시의회 의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이 센터는 정신건강과 자살예방, 트라우마 등 3개 분야로 나눠 부당한 공권력 집행으로 상처받은 이들의 육체적 재활과 심리치료 등을 전담하게 된다. 또 국가폭력의 후유증에 관한 교육·연구 활동을 통해 고문방지와 인권옹호를 위한 제도개선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

업무를 총괄하는 초대 센터장은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 의대 재학 중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뒤 고문, 감옥살이를 체험한 5·18시민군 출신 의사 강용주(50·서울아파나의원 원장)씨가 맡았다. 강씨는 85년 당시 안기부가 발표한 소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60일간의 고문과 함께 14년간 옥고를 치렀다.

센터 측은 다음달부터 정신적 불안감과 공포감 등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을 본격 치유하기 위해 현재 상담 신청자와 면접 등을 진행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정신보건 시범사업에 선정돼 국비 67억원을 지원받아 트라우마센터를 열게 됐다. 1200여㎡ 면적의 센터에 상담실과 교육실, 프로그램 운영실 등이 설치돼 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강 센터장은 “민주화 성지인 광주에 국가폭력의 상처를 씻기 위한 트라우마센터가 설립된 것은 매우 의미 깊다”며 “부당한 국가폭력에 멍든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