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 부실
입력 2012-10-18 19:26
전남도의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경영평가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사업수행 결과에 대한 합리적 평가기준이 없고 해당 주무부서나 출연기관인 전남발전연구원이 제 식구나 다름없는 다른 출연기관을 평가하는 ‘옥상옥(屋上屋)’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는 18일 “2010년부터 전체 20개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를 격년제로 시행해 왔다”고 밝혔다. 도 산하 출연기관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센터와 올해 세 번째 대회를 치른 F1조직위원회 등 16곳이다. 출자기관은 해남 J프로젝트 부동지구 개발을 위한 썬카운티와 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등 4곳이다. 도는 현재 650여명이 근무 중인 출자·출연기관의 설립을 위해 그동안 1370억원을 투입했으며 올해만 5800여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도는 이 가운데 2010년 5개 기관을 경영평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6곳의 경영현황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올해는 합리적 경영진단 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평가편람 제작을 마무리한다는 이유로 한 곳도 경영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 경영평가 주체가 중앙 부처는 물론 해당 부서, 전남발전연구원 등으로 복잡하게 나뉘어져 객관적 평가가 어려운 것도 문제다.
같은 출연기관이나 연관부서에서 평가를 하는 다원적 평가구조 탓에 ‘제 식구 감싸기’로 부실경영을 눈감아 줄 개연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눈 먼 돈’으로 사용처가 불투명한 업무추진비나 복리후생비 등 예산편성 기준이 기관별로 제각각인 점도 걸림돌이다.
F1대회를 위해 설립된 운영법인 KAVO의 경우 대회 운영적자가 누적돼 600억원의 자본금이 이미 바닥났지만 아직 청산되지 않고 있다. 전남도는 KAVO가 영암 삼포지구 기업도시 개발을 위한 출자기관으로서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개발공사가 2010년 9월 문을 연 해남 땅끝호텔도 후진적 운영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지만 관광객 유치시설이라는 명분에 밀려 책임경영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부인력을 통한 형식적 경영평가보다는 세무회계사 등 전문가를 동원한 외부기관의 체계적 검증 등 경영평가 방법의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출자·출연기관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 해마다 경영평가를 받도록 지난달 16개 시·도 가운데 처음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 수장을 임용할 때 경영목표 등이 포함된 특약을 맺어 연봉·성과급을 조정하고 인사 상 불이익도 받도록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포=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