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아파트 갈수록 애물단지

입력 2012-10-18 19:10

중·대형주택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4인 이상 가구가 줄면서 수요는 급격히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공급된 가구 수는 향후 5년간 있을 수요를 이미 넘어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18일 ‘가구 구조 변화에 따른 주거규모 축소 가능성 진단’ 보고서에서 “30∼54세가 가장(家長)으로 있는 4∼5인 가구가 줄어들면서 향후 5년간 중·대형주택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17년 총 가구 수는 1795만 가구에서 1919만 가구로 124만 가구가 늘어난다. 하지만 중·대형주택 수요층인 4인 이상 가구는 되레 64만 가구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큰 30∼54세 가장을 둔 4∼5인 가구는 379만 가구에서 309만 가구로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여기에다 지난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95%를 차지했던 40대 이하 가구주가 감소하는 대신 50대 이상 고령 가구주가 증가하는 것도 주택거래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40대 이하 가구주는 2003년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비중이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 고령 가구주는 내년에 전체 가구의 절반이 넘는 50.8%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대형주택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고, 중형주택 수요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가 2010년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124만 가구를 대상으로 주택면적 수요를 예측한 결과 전용면적 60㎡ 이하 주택에 살 것으로 예상되는 가구는 61%(75만 가구), 중형주택(60㎡ 초과∼102㎡미만)은 31%(38만 가구)였다. 대형주택(102㎡ 이상)이 필요한 가구는 8%(10만 가구)에 그쳤다.

2007∼2011년 분양된 대형아파트가 25만 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5년간 대형주택 수요는 이미 분양된 대형주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보고서는 “주거면적 증가율 둔화,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소형주택 선호 추세, 재개발·재건축 위축, 대출규제 등으로 당분간 중·대형주택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