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1000억 분식회계 정황도 포착

입력 2012-10-18 19:03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윤석열)는 18일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을 받고 있는 구자원(77) LIG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구 회장을 상대로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전인 지난해 2월 28일∼3월 10일 LIG건설 명의로 242억원어치의 CP를 발행한 경위를 추궁했다. 검찰은 LIG그룹 오너일가가 법정관리 계획을 알면서도 LIG넥스원, LIG손해보험 등 다른 계열사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CP를 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LIG그룹이 같은 해 2월 ‘LIG건설을 포기했을 때 그룹 계열 구조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담은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경영진이 LIG건설의 법정관리 계획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간접 증거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LIG그룹이 LIG건설의 부실 상태를 감추기 위해 2009년부터 2년간 1000억원에 가까운 분식회계를 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은 오전 9시40분쯤 검찰에 출석하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분식회계 의혹, 두 아들의 개입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40) LIG건설 부사장은 전날 소환돼 19시간 조사를 받고 아버지 출두 4시간 전 귀가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