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울고 싶은 백화점

입력 2012-10-18 19:03

추석 특수도 소용없었다. 백화점이 추석 연휴가 낀 9월에도 매출이 떨어졌다. 대형마트는 간신히 증가세로 돌아섰다.

18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백화점의 9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8% 줄었다. 6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올해 들어서는 1·2·5월을 제외하고 6개월이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IMF 때도 백화점이 이렇게 불황을 겪지는 않았다”면서 유례없는 불황에 울상을 지었다.

백화점 매출 감소는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의류 판매가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9월에도 여성정장(-11.5%), 여성캐주얼(-6.6%), 남성의류(-6.4%), 잡화(-6.6%) 등의 매출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식품(12.9%), 해외유명브랜드(2.4%), 가정용품(3.8%) 등은 매출이 늘었지만 의류에서 떨어진 매출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백화점 의류 고객들이 인터넷이나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탓이다. 구매건수는 1.5% 늘었지만 구매단가가 2.3% 감소했다는 점도 백화점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백화점들은 불황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다. 올해는 예년보다 일찍 가을 세일에 돌입했지만 분위기는 올라오지 않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3∼17일까지 매출을 중간집계한 결과 지난해보다 매출이 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들은 세일이 끝나는 이번 주말에 막바지 매출 확보를 위해 여러 이벤트를 준비 중이지만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상황이다.

불황은 백화점 불문율도 깨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외국 유명작가의 작품을 활용한 ‘포토존’을 매장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보통 백화점 매장은 인테리어, 제품 디자인 등을 모방할 우려 때문에 사진 촬영이 금지되지만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젊은층 고객을 겨냥한 영플라자를 9년 만에 리뉴얼하면서 주차장이었던 옥상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백화점과 달리 대형마트는 매출이 0.2% 늘었다.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석 선물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 매출은 강제휴무가 느슨해지기 시작한 7월을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들이 강제휴무 카드를 다시 들고 나왔기 때문에 앞으로 전망을 예측하긴 힘들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경기보다 강제휴무를 하는지 여부가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