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베이비붐세대 은퇴 겹쳐 폐업 봇물

입력 2012-10-18 22:14


장기 불황과 베이비붐 세대 은퇴, 취업난이 겹치면서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들 자영업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업이나 음식업 등에 뛰어들어 과잉경쟁을 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에만 무려 83만명이 사업에 실패해 폐업을 했다.

18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는 전체 자영업자 519만5918명의 16%에 달하는 82만9669명으로 나타났다. 2010년(80만5506명)에 비해 2만4163명(2.9%) 증가한 것으로 2007년(84만8062명)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업종별로는 이·미용업, 학원 등 서비스 사업자가 17만9834명으로 가장 많았다. 동네 가게 등 소매업종이 17만7039명, 식당 등 음식업이 17만6607명이었다. 부동산임대업(7만2594명), 도매업(6만3642명), 운수·창고·통신업(5만7890명) 등이 뒤를 이었다. 사업실적 악화로 세금 신고를 하지 않아 국세청이 직권으로 폐업시킨 사업자도 8만6190명이나 됐다.

특히 최근에는 소매·음식업보다 서비스업 폐업이 급증세다. 2004년 7만9338명에 불과했던 서비스업 폐업자는 2007년 18만6519명으로 껑충 뛰어 처음으로 음식업(18만3822명)과 소매업(17만2178명) 폐업자 수를 넘어섰다.

지난해 서비스 사업자가 100만명(신규 사업자 21만5000명 포함)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5명 가운데 1명꼴로 문을 닫은 셈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서비스업은 경기 흐름에 가장 민감하고 창업과 폐업이 가장 빈번하다”며 “올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내수부진까지 겹쳐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9만9112명으로 전체의 24%를 차지했다. 서울(17만6045명) 부산(5만5984명) 경남(5만4597명) 인천(4만8438명) 경북(3만9675명) 등이 뒤를 이었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줄어든 지역은 대전(2만6858명)이 유일하다. 대전은 전년에 비해 폐업 자영업자가 189명 감소했다.

2002년 361만명에 불과했던 자영업자 수는 2006년 446만명을 기록, 사상 처음 400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된 2010년 처음 500만명을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520만명에 육박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