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반군 네덜란드 여성 평화협상 테이블 나온다
입력 2012-10-18 18:41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단체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평화협상이 17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협상단에 포함된 네덜란드 국적의 반군 대원 타냐 네이메예르(34·여)에게도 덩달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직 내 유일한 유럽인인 네이메예르는 대학 졸업 후 콜롬비아에서 영어교사로 근무하다 2002년 반군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콜롬비아 빈민의 참상을 보고 분개하던 중 혁명의 열기에 매료돼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방송에 출연해 “나는 납치된 것이 아니다. 결정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는 2003년 정찰 비행 중 반군 근거지 인근에 불시착한 미국인 3명이 억류된 사건에 연루돼 미 법무부에 기소됐다. 그의 혐의는 불법무기 소지와 인질 억류, 테러리스트 지원 등 7가지에 이른다.
2007년에는 정부군이 FARC 근거지를 공격, 네이메예르의 일기장을 확보했다. 공개된 일기장에 따르면 반군 가담 초반에는 생활에 만족했고 높은 위치의 남성들과도 사귀었으나 갈수록 조직생활에 환멸을 느낀다고 적혀 있었다. 잠시라도 고향에 가고 싶다는 구절도 있었다. 이 때문에 그가 반군에서 탈출하려다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그의 존재는 평화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그가 외국인이라는 점을 들어 협상단에 참여하는 데 반대해 왔다. 협상장으로 가는 도중 미 정보기관에 체포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FARC가 네이메예르를 끼워넣은 이유는 국제사회에 잘 알려진 그를 통해 홍보 효과를 누리려고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64년 사회주의혁명을 목적으로 결성된 콜롬비아 최대 반군조직인 FARC는 반세기 동안 정부를 상대로 무장 게릴라 투쟁을 벌여 왔다. 그러나 마약 밀매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거나 테러를 저지르는 등의 행위로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는 형편이다. 이 단체는 지난 2월 민간인 납치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