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야구 2012년 가을은 다르다

입력 2012-10-18 18:41

가을 야구에 약했던 롯데가 달라졌다.

롯데는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1-4로 뒤진 7회 3득점하며 동점에 성공한 뒤 연장 10회 2사 만루에서 정훈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5대 4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롯데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거둔 4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따냈다. 지난해 SK와의 플레이오프 때는 3패 가운데 2패가 역전패였던 것을 떠올리면 놀라운 결과다.

특히 롯데는 포스트시즌 4경기 모두 경기 막판인 9회와 10회에 결승점을 얻어냈다. 예전 같으면 뒷심 부족으로 자멸했을 상황에서 끝까지 상대의 허점을 파고든 끝에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준 것이다.

PO 2차전 승리 후 양승호 롯데 감독은 “예전에는 선수들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포스트시즌 와서는 포기를 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면서 “지난 4년 동안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올해는 선수들의 의욕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롯데의 이런 저력은 ‘양떼야구’로 불리는 강력한 불펜 덕이다. 롯데는 올 시즌 정대현과 김성배의 영입, 최대성의 군 제대 등으로 불펜진이 양적, 질적으로 좋아졌다. 포스트시즌에서 4번의 역전승은 모두 동점을 만든 뒤 나왔다. 즉 불펜이 팽팽한 승부에서 무너지지 않았고, 리드하는 상황에서는 ‘지키는 야구’를 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PO 2차전 승리는 롯데 불펜의 정신적 보루인 정대현이 무너진 뒤에 나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정대현은 친정팀을 의식한 탓에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공략을 당했다. 하지만 롯데의 나머지 불펜 선수들이 제몫을 다한 덕분에 이날 승리할 수 있었다.

타선 역시 끈끈해졌다. 예전의 폭발적인 화력은 없지만 타자들이 경기 후반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 눈에 띈다.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단골로 나오면서 타자들이 조금씩 여유를 가지게 되면서 상대 마운드를 공략하는 끈기를 가지게 됐다. 특히 PO 2차전에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SK 불펜을 무너뜨린 것은 롯데 타선에 좀더 큰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롯데도 이제 가을 야구의 DNA가 생긴 모양이다.

한편 19일 오후 6시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 선발로는 송은범(28·SK)과 고원준(22·롯데)이 나선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