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투르카나의 맘(Mom) 고 임연심 선교사 추모 열기… “당신의 소명 잇겠습니다”

입력 2012-10-18 18:22


‘투르카나의 맘(Mom)’으로 불리며 아프리카에서 헌신하다 소천한 고 임연심(사진) 선교사를 추모하는 움악회가 열린다.

국제개발 NGO 굿피플과 여의도순복음교회 성가국은 오는 30일 오후 7시30분 서울 건국대 새천년홀에서 음악회를 열고 복음의 불모지를 생명의 밭으로 일군 임 선교사의 삶을 추모한다. 음악회 주제는 임 선교사의 선교소명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눅 10:37)로 정했다. 17명의 솔리스트로 결성된 여의도 솔리스트앙상블(지휘 윤의중)이 사명, 희생, 희망과 사랑이란 테마로 9곡을 연주한다. 엔젤스 합창단도 특별출연한다.

임 선교사는 ‘아프리카 1호 선교사’다. 1984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파송된 그는 케냐에서도 오지로 불리는 투르카나에서 교회 개척과 고아원 사역을 묵묵히 감당했다. 섭씨 4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건조한 모래바람이 부는 척박한 땅이었지만 고아들의 엄마가 돼 나무 아래에서 찬양하며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사람들은 그곳을 ‘나무아래교회’라고 불렀다. 이렇게 태어난 교회가 이들 삶의 주축이 됐다.

불모지가 복음을 들고 간 한 여인을 통해 변하기 시작했다. 성도들의 후원으로 교회가 건축됐다. 원주민들은 교회 건축을 위해 4㎞를 걸어 물을 길어왔고 돌을 날랐다. 그는 고아원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쳤고 아이들은 교사, 은행원, 회계사, 교육청 공무원 등으로 성장했다. 의대를 1등으로 졸업해 의료선교사가 되겠다고 서원한 아이는 진짜 의사가 됐다. 문맹률이 95%인 투르카나에서는 모두 기적과 같은 일이었다.

“사역은 돈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전략으로 하는 것도 아닙니다. 죽음같이 강한 사랑으로, 사랑으로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해왔던 임 선교사의 뜨거운 선교열정은 이처럼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그는 현지인 제자들을 중심으로 25개 교회를 개척했고 문맹률이 높은 이곳을 위해 투르카나어와 스와힐리어로 성경낭독기를 제작했다. 복음은 그를 통해 전해지고 또 전해졌다.

‘아이들이 내 삶의 전부’라고 고백했던 임 선교사의 오랜 꿈은 투르카나에 중·고등학교를 세우는 것이었다. 그는 몇 년 전 12만평의 부지를 마련했고 학교 건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 8월 4일 새벽(현지시간) 풍토병으로 인한 고열과 호흡곤란에 시달리다 61세를 일기로 소천했다.

하지만 그의 사역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그의 뜻을 이어받아 굿피플은 현지에 학교를 건축하기로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성가국에서는 추모음악회를 열고 앨범도 제작했다. 지난 7월 창단된 여의도 솔리스트 앙상블은 창단 기념공연으로 이번 음악회와 앨범 제작에 참여했다. 앨범에는 ‘깨뜨린 옥합’ ‘사명’ ‘주와 함께 가리라’ ‘너는 내 것이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 등 사명, 희생, 희망과 사랑으로 점철된 임 선교사의 삶을 아름다운 선율로 옮긴 곡들이 실려 있다.

앨범 판매와 공연의 수익금은 모두 투르카나 어린이들을 위한 배움과 희망의 선물로 전달된다. 투르카나 중·고교에 교실과 실험실, 도서실, 기숙사 등을 세우고 고아원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이번 추모음악회에는 의대를 1등으로 졸업해 의료선교사가 되겠다고 서원해 의사가 된 존슨 아키보씨도 참석한다. 25일 한국을 방문하는 그는 추모의 글을 통해 “그녀는 나의 엄마, 아빠, 형제, 목사님 등 나의 모든 것이었습니다. 늘 쉬지 않고 일하셨고 자신은 굶어도 배고픈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셨습니다. 아직도 옆에 있는 것 같은 그녀가 너무너무 그립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