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8시의 모험’ 통할까

입력 2012-10-18 21:44


MBC ‘뉴스데스크’가 다음 달 5일부터 평일에도 오후 8시에 방송된다. ‘9시 뉴스’로 각인된 MBC의 정체성을 1970년 뉴스 프로그램 시작 이후 42년 만에 깨는 것이다.

MBC는 18일 국민 생활 패턴과 시청자층 변화에 따라 방송시간을 오후 8시로 한 시간 앞당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월∼목요일은 권재홍·배현진 앵커, 금∼일요일은 신동호·양승은 앵커가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주말 ‘뉴스데스크’는 2010년 11월 6일 방송시간대를 오후 8시로 옮긴 바 있다.

MBC 관계자는 “금요일 저녁은 사실상 주말이 시작되는 시간대인 만큼 한 주간의 뉴스를 정리하고 주말을 위한 정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라며 “토요일과 일요일은 심층·기획 뉴스를 강화하며 일요일은 다음 주를 전망하고 준비하는 기획을 집중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15일 MBC 김재철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뉴스 경쟁력 강화를 얘기하며 시간대 이동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MBC 노동조합은 “해당 실·국장들도 모르게 진행됐다”며 반발했으나 사측은 이와 관계없이 3일 만에 최종 확정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평균 시청률 하락.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11.1%에서 올해 6%대로 하락하면서 지상파 방송 3사 메인 뉴스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월엔 4.3%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반면 KBS ‘9시 뉴스’는 18.4%, SBS ‘뉴스 8’은 11.6%였다. 과거 SBS 메인 뉴스가 MBC·KBS를 피해 오후 8시에 편성됐는데 이제는 MBC가 KBS를 피해 SBS ‘뉴스 8’과 대결해야 하는 굴욕적 상황을 맞은 것이다.

MBC 노조와 기자회는 “시간대 이동이 김 사장의 독단적 결정이라 인정할 수 없다”며 “뉴스 시청률 회복을 위해서는 김 사장부터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