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14곳 중 11곳 3년 연속 적자… 청주공항은 매각 진행 중
입력 2012-10-17 19:27
지방공항들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김포와 제주, 김해공항을 제외한 11개 공항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가장 빠른 육상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은 KTX가 새로 개통된 지역을 중심으로 지방공항의 적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공항공사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17일 밝혀졌다.
울산공항의 경우 2009년 56억2000만원에서 KTX 2단계 동대구∼부산 구간이 2010년 개통된 이후인 2011년 75억9000만원으로 적자가 35% 늘었다. 또 포항공항은 KTX 신경주역의 신설 등으로 2009년 55억4300만원에서 지난해 78억원으로 적자가 40%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KTX 호남선 개통을 앞둔 광주, 무안, 여수 등 호남권 공항도 사정은 비슷했다. 개항 5년째인 무안국제공항은 하루 이용객이 300여명에 불과해 만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09년 68억원, 2010년 69억원, 2011년 79억원 등 3년간 216억원의 경영손실을 봤다.
서울과 제주 2개 노선만 운항하는 광주공항은 2009년 14억원, 2010년 17억원에 이어 지난해 21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여수공항 역시 2009년 73억원, 2010년 74억원, 2011년 75억원 등 적자가 해마다 증가 추세다.
이 밖에 대구·울산·사천·포항·원주 공항 등도 고질적 적자 운영을 벗어나지 못했다. 적자가 가장 심각한 청주국제공항은 민간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방공항의 지속적 적자는 KTX 개통 등으로 항공수요가 줄고 있는데도 공항공사가 김포 등 3개 흑자공항의 취항노선 확대에만 매달려 수익창출과 경비절감 방안을 세우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 적자 공항들에 대한 권역별 통폐합 등 과감한 구조조정과 수익구조의 다원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이윤석 의원(무안·신안)은 “호남권의 경우 광주와 무안공항의 통폐합이 시급하다”며 “광주공항 국내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해 단일공항으로 운영하면 경상경비와 인건비를 76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