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직원도 전기 슬쩍… 韓電, 최근 5년간 전기 도둑으로 252억 피해
입력 2012-10-17 19:21
최근 5년간 전력을 훔쳐 사용한 행위가 9173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전력공사가 입은 피해액만 252억원이다. 전기 절도범에는 한전 직원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전이 1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이현재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2010∼2012년 6월 소속 직원 위약 적발 및 조치 현황’을 보면, 한전 임직원과 검침원이 이 기간 전기 사용량 등을 조작해 전기요금을 덜 낸 절도 사례는 총 13건이다.
적발된 직원들은 전문성을 발휘해 계량이 되지 않는 케이블선을 끌어와 전기를 썼고, 값이 싼 심야전력으로 인식되도록 타임스위치를 조작했다. 농민들 부담을 줄이려고 만든 값싼 농업용 전기를 끌어와 주택용으로 쓰기도 했다.
광주 동구의 한전 직원은 2011년 말까지 10년간 누진제가 없는 일반용 전기를 주택용으로 끌어와 사용했다. 한전은 같은 기간 119회 검침을 실시했고, 그중 7차례 위약행위를 적발했지만 당시 요금 추징은 하지 않았다. 10년 전기도둑이었던 이 직원에 대한 한전의 징계는 정직 3개월로 결론 났다.
전기는 전기공급약관을 지켜 사용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도둑질로 집계돼 위약금을 내야 한다. 역시 한전이 지경위 오영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 8월까지 4년8개월간 총 9173건의 전기도둑질이 적발됐다.
이 의원은 “한전은 올해 2차례에 걸친 요금인상안이 거부되자 전기요금 인가제도와 관련 지경부를 상대로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직원들 전기 도둑질에 경징계를 내리는 한전이 과연 요금 인상을 주장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