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총수일가 구본상·구본엽 형제 소환

입력 2012-10-17 19:10

LIG그룹의 기업어음(CP) 부정 발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윤석열)는 17일 구자원 LIG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과 차남 구본엽(40) LIG건설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구본상 부회장은 오전 검찰에 출석하며 “(CP 발행 사실은) 사후에, 법정관리 이후에 보고받았다”고 주장했다. 구 부회장은 “CP 발행은 사장한테도 (결재가) 가는 게 아니니까 실무자 차원에서 했을 것”이라며 CP 부정발행 관여 혐의를 부인했다. 분식회계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고, 결코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5분 먼저 출두한 구본엽 부사장은 “가슴이 아프다.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각각 다른 조사실에서 다른 검사에게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LIG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계획을 알면서도 지난해 2월 28일∼3월 10일 242억원어치의 CP를 발행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또 LIG그룹이 LIG건설의 부실을 막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빼돌리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는지도 조사했다. 검찰은 계좌 추적과 관련자 진술을 통해 LIG 총수 가족이 CP 부정 발행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8일 구자원 회장을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