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52% “미국식 민주주의 호감”
입력 2012-10-17 19:02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요즘 중국인들이 바라보는 미국은 어떨까. 중국인들은 과거보다 미국에 대한 호감은 줄어들었지만 미국이 주창하는 민주주의는 교육 및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는 중국 성인 317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2%가 미국식 민주주의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표시했다고 16일 밝혔다. 미국식 민주주의가 싫다는 응답은 29%였다. 5년 전 조사보다 긍정적 시각은 4% 포인트 올랐고, 부정적 시각은 7% 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특히 도시에 거주하며 학력이 높고 소득 수준이 높은 엘리트 계층일수록 민주주의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다. 워싱턴포스트는 10년 만의 세대교체를 앞둔 중국 지도부에게 이런 조사결과는 커다란 도전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의 견제가 확연해지면서 과거보다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낮아졌다. 중국인 응답자 중 미국을 좋아한다고 답한 사람은 43%로 2년 전 58%보다 훨씬 낮아졌다. 반면 미국이 싫다는 응답자는 48%로 2년 전보다 크게 올랐다. 또 중국과 미국이 협력관계라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9%에 불과했다.
중국인들은 중국 내부 문제에 대해선 빈부격차, 정치 부패, 식품 안전을 가장 우려했다. 특히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실제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81%가 동의했다.
고질적인 공무원 부패를 우려하는 사람들은 50%로 4년 전 39%보다 크게 늘었다. 빈부격차를 우려하는 이들은 48%였다. 4년 전보다 7%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는 4년 전 12%였으나 분유와 돼지고기 등 잦은 식품사고 이후 비율이 41%로 급증했다. 영국 노팅엄대 스티브 창 교수는 “중국이 급속하게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중국인들의 사고도 이제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퓨리서치는 지난 3∼4월 중국 컨설팅업체 호라이즌리서치에 의뢰해 티베트 등을 제외한 중국 전역의 성인들을 대면조사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