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오바마 2차 TV토론 판정승… 상승세 꺾인 롬니
입력 2012-10-17 19:02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절체절명의 한판이었던 대선 2차 TV토론회에서 선전했다.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급상승세가 일단 제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격렬한 공방전=미 뉴욕주 호프스트라대학에서 16일 열린 토론은 청중이 직접 질문하는 방식이어서 후보 간 충돌은 적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처음부터 빗나갔다. 말 자르고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고 매섭게 추궁하고 심지어 서로 닿을 듯 다가서 손가락질하며 말싸움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대통령 후보 토론회 역사에서 가장 격렬한 공방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1차 TV토론에서 완패한 오바마 대통령은 확연히 달라졌다. 그는 청년 취업과 관련한 첫 질문에 답하면서 “롬니 주지사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섯 가지 계획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는 단지 최상위층이 다른 여러 개의 룰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단 한 가지 계획이 있을 뿐”이라고 공격했다.
오바마는 롬니의 답변 중 수차례 일어나 “사실이 아니다” “롬니가 틀렸다”고 맞받았다. “롬니의 말 중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까지 했다. 토론회 말미에는 ‘미국인의 47%가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지 못하고 정부에 의존한다’고 말해 큰 논란을 낳았던 롬니의 대선자금 만찬장 발언을 상세히 언급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당신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롬니 후보가 부시 대통령과 달리 자신은 불공정하게 싼값으로 제품을 수출하는 중국을 손볼 것이라고 답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시대에 뒤떨어진 보호무역주의자라고 공격했다.
롬니는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등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정책을 공격의 호재로 삼았지만 되레 역공을 당했다. 롬니는 오바마 대통령이 벵가지 영사관 피습 다음날 ‘이것은 테러 공격’이라고 말했다고 하자 “내가 알기에 당신이 테러 공격이라고 인정한 것은 사건 발생 14일이 지나서였다”고 반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색하고 녹취록을 보라 했고, 사회자인 CNN방송 앵커 캔디 크롤리도 롬니에게 “대통령의 말이 맞다”고 거들었다.
◇오바마의 우세승=CNN과 ORC인터내셔널의 토론회 직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6%는 오바마가, 39%는 롬니가 이겼다고 답했다. CBS방송 조사에서도 오바마가 선전했다는 의견이 37%로 롬니(30%)보다 앞섰다. 지난 3일 첫 토론회 때는 67%가 롬니의 손을 들어줬다.
관심은 오바마 대통령의 선전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발휘할지에 쏠린다. CNN 기자 존 킹은 어떻든 1차 토론 이후 롬니 지지율 급등세를 제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 정치전문기자 댄 발즈는 “오바마 지지자들을 단결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롬니 상승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다”며 “대선 당일까지 격렬한 공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불편한 중국=첫 공식 시청 소감은 지구 반대편 중국에서 나왔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위안화 환율 조작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롬니가 대통령이 되면 취임 첫 조치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한 데 대한 반론이었다. 차이나뉴스는 “토론에서 중국이 20차례 거론됐는데 모두 무역과 경제에서 비판하는 내용”이라며 “중국 때리기는 미국에 실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배벙우 특파원,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