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웨스트나일열’ 환자 발생

입력 2012-10-17 18:53

미국과 아프리카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감염병 웨스트나일열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6월 아프리카 기니에서 거주하던 50대 남성이 현지에서 모기에 물린 후 감염 증상이 발생해 치료를 받다가 6월 말 귀국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환자는 현재 국내 병원에서 두통, 경부강직(목이 뻣뻣해지는 증상) 등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6일 환자 발생을 보고받은 후 국립보건연구원 검사 및 경기도의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웨스트나일열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웨스트나일열은 주로 모기로 전염되며 환자 접촉으로는 옮지 않는다. 따라서 유입 환자를 통해 국내에 웨스트나일열이 확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국내에도 빨간집모기, 금빛숲모기 등 매개모기가 존재하는 만큼 주의는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환자가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모기에 물리면 이 모기를 통해 국내 감염이 이뤄질 우려가 있다”며 “해외여행 후에는 건강상태에 주의를 기울이고 이상이 생기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웨스트나일열=웨스타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매개 모기가 전파하는 급성 중추신경계 질환. 감염자의 80%는 증상 없이 낫는 반면 나머지 20%에서 발열, 두통, 어지러움,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난다. 잠복기는 2∼14일이다.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 말고는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경증인 경우 3∼6일 후 회복되나 중증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열대풍토병인 웨스트나일열은 1999년 미국에서 확인된 이래 북미에서만 올 들어 12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