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곧 입장 표명”… 朴, 정수장학회 털고 가나

입력 2012-10-17 22:02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17일 정수장학회 논란과 관련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입장 변화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박 후보는 최근 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지분 매각 의혹으로 논란이 됐지만 “정수장학회 문제는 저도 관계가 없다. 저나 야당이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이 없다”고 불개입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야권이 연일 박 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정수장학회 문제를 대선 쟁점화하자 침묵을 깨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내에서도 박 후보가 실기(失機)하기 전에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현재 박 후보는 법률상으로는 (정수장학회와) 관계가 없다. 다만 여러 가지로 국민 정서상 법률과 관계없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눈높이를 맞춘다는 생각으로 (최필립 이사장이) 자진사퇴하고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인 분을 이사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갑 당 상임고문은 “박 후보가 강하게 (최 이사장) 사퇴를 종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장학회와 이사진의 순수한 취지가 훼손되고 있으니 이사진이 잘 판단해줬으면 하는 게 개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물러날 뜻이 없다며 계속 버텼고 그 와중에 이번 논란이 불거졌다.

따라서 박 후보가 이번에 전향적인 입장 표명으로 정수장학회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지, 아니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거나 봉합하는 수준에 그칠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국민대통합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박 후보가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전보다 강한 톤으로 최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언론사 지분의 사회 환원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도 국민 눈높이에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를 다른 과거사와 달리 생각하고 있어 크게 바뀐 발언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사회 환원에 대해 밝힐 경우 장학회 문제에 직접 개입되면서 그간의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