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상은씨 자택 압수수색
입력 2012-10-17 19:11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17일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79) 다스 회장 자택과 다스 본사 등 6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수사 개시 이틀 만의 신속 행보다.
특검팀은 오전 10시부터 서울 구의동 이 회장 자택을 비롯해 경북 경주 외동읍 다스 본사의 회장 집무실과 이 대통령 아들 시형(34·다스 총괄기획과장)씨 사무실, 시형씨의 경주 숙소 및 이 회장의 경주 사택을 압수수색했다. 사저 부지 거래에 관여한 서울의 부동산 중개업소 2곳도 압수수색에 포함됐다.
이창훈 특검보는 “수사팀 20∼30명이 4개조로 나뉘어 3개팀은 서울, 1개팀은 경주로 나갔다”며 “(부지 매입) 자금 부분이나 계약 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스 관계자는 “특검팀이 제시한 영장에는 자금 출처와 관련해 필요한 서류들을 가져간다고 적혀 있었다”며 “회장님도 안 계신 상황에서 압수수색이 들어와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단순 참고인에 불과한 이상은씨 자택까지 압수수색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지난 15일 협력업체 방문을 이유로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번 압수수색에서 청와대 경호처와 총무기획관실 등은 일단 제외됐다. 이 특검보는 청와대 압수수색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그건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사저 부지 계약 실무를 맡은 전 청와대 경호처 직원 김태환씨를 18일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김씨는 이번 특검의 첫 소환자로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사저 실무도 담당했던 인물이다.
특검팀은 이와 함께 시형씨 등 주요 수사 대상자들의 계좌 추적에도 나섰다. 지난해 5월 부지 매입을 전후한 시점의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특검팀은 시형씨와 청와대 경호처에 내곡동 부지를 54억원에 매도한 원주인 유모(56)씨와의 접촉도 시도 중이다. 유씨는 지난 5월 출국해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