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왜 이러나] 수입산 판매에 더 열중… 비상임 이사들에겐 고액연봉·호화외유

입력 2012-10-17 21:41

농협이 우리 농산물보다 수입산 판매에 더 열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농협이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TV홈쇼핑 ‘홈앤쇼핑’의 농축산물 매출 255억원 중 수입산이 65억원(25.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홈앤쇼핑은 대한민국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 확대를 표방하며 농협과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주축이 돼 설립한 회사다.

홈앤쇼핑에서 불고기브라더스는 호주산 쇠고기를 판매해 22억9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윤창섭 갈비(호주산)도 18억5400만원이 판매되는 등 홈앤쇼핑의 호주산 쇠고기 판매액이 56억원이나 됐다. 같은 기간 국내산 쇠고기 판매는 9억5000만원에 그쳤다.

농협 인터넷 쇼핑몰인 NH쇼핑도 2007년부터 올 5월까지 수입 농수산물 5억4900만원어치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 계열 판매장에서 수입 농산물을 판매할 수 없음에도 NH쇼핑이 판 수입 농산물에는 중국산 나물, 미국산 아몬드는 물론 터키산 월계수까지 포함돼 있었다.

홈앤쇼핑에서 판매되는 상위 10개 품목의 평균 수수료도 25%에 달해 지나치게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3만9900원에 판매한 대구경북능금농협의 7㎏짜리 사과는 홈앤쇼핑이 수수료로 1만693원(26.8%)을 챙겨갔다. 해말금에서 판매한 영광 황금굴비는 판매가 5만9900원 중 1만6173원(27.0%)을 떼어갔다.

이런 가운데 30명에 이르는 비상임이사의 고액 연봉과 호화 외유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통합당 김영록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비상임이사에게 지급한 금액이 1인당 연간 6900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비상임이사는 상근하지 않고 한 달에 한두 차례 이사회에만 참석하는데 이사회에 전혀 참석하지 않아도 활동비 명목으로 연간 6000만원을 고정 지급하고, 이사회에 참석할 때마다 50만원씩 출석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과 올해에는 프랑스, 미국 등지로 1인당 1700만원이 넘는 경비를 들여 ‘선진 해외농업 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선정수 이용상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