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담배에 중독성 키우는 암모니아 성분 들었다

입력 2012-10-18 00:20

한국산 담배에 중독성을 키우는 암모니아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다국적 담배회사의 내부 문건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KT&G는 담배 제조에 암모니아 첨가물이 사용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17일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공개된 ‘담배소송과 다국적 담배회사 내부문건 속 국산담배 성분분석’ 논문에 따르면 88라이트·에세·심플 등 한국산 담배 8종에 대한 분석 결과 시나브로 KS박스, 디스플러스 KS를 제외한 6종에서 암모니아가 0.03~0.11% 함유돼 있었다. 이런 내용은 다국적 담배회사 브라운앤윌리엄스(B&W)가 2000년 작성한 내부 문건 ‘한국기술리뷰’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당시 B&W는 한국 진출을 위해 경쟁사 KT&G(당시 한국담배인삼공사) 제품을 6차례 분석했다.

암모니아 자체는 유독성 물질이 아니지만 니코틴의 뇌 흡수율을 높여 중독성을 키우기 때문에 담배 첨가물 중 가장 논란이 되는 성분이다. 다만 천연 담뱃잎에도 암모니아가 극소량 포함돼 있어 검출된 것이 첨가물인지는 논쟁거리다. 이미 암모니아 첨가물이 확인된 필립모리스 제품의 경우 암모니아 비율이 0.2%가 조금 넘는다.

이외에도 8종의 담배에는 코코아가 0.13~0.23%, 설탕 감초 등 당류가 5.5~8.6% 포함돼 있었다. 코코아는 기관지를 확장시켜 더 많은 니코틴이 폐 속으로 흡수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당류는 니코틴과 결합해 인체 흡수율을 높이고 담배 흡입 횟수를 늘리는 기능을 한다.

‘라이트’ ‘순한’ 등의 표현이 들어간 담배가 안전하지 않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다국적 담배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분석한 문건에 따르면 ‘순한 담배’로 홍보된 88라이트의 개비당 타르양은 9.5㎎으로 일반 88담배(11.1㎎)보다 고작 1.6㎎ 적었다. 또 ‘순한’ 솔 골드 라이트는 88담배보다 타르양이 0.8㎎ 더 많았다. 논문은 1999년 국내 첫 담배소송 당시 한국인삼연초연구소가 다국적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에 도움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낸 사실도 밝혔다.

이에 KT&G 관계자는 “암모니아는 잎담배 자체에 있는 성분으로 담배 제조과정에 암모니아를 인위적으로 첨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