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DJ토론회 이모저모… 安, 이해찬에 눈길조차 안주고 朴과 악수
입력 2012-10-17 21:44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와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의 ‘깜짝’ 상견례는 이뤄지지 않았다. 야권 후보 단일화의 경쟁자이자 연대의 대상인 안 후보와의 첫 만남을 내심 기대했을 이 대표에게는 ‘굴욕’의 날이었다. 17일 오전 10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대한민국의 미래 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이 대표의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에 불만을 표시하듯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이 대표의 축사 도중 퇴장해 버렸다.
이 대표는 토론회에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대신해 참석했다. 제일 먼저 토론회장에 들어선 이 대표는 일렬로 마련된 내빈석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뒤이어 들어온 안 후보는 두 자리 건너 앉아 있던 이 대표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박 후보와 악수를 나누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 등과 가볍게 인사한 뒤 착석했다. 안 후보는 30여 분간 머물면서 박 후보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박 후보는 안 후보 캠프의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과도 눈인사를 주고받았다.
축사가 끝나고 퇴장할 때도 이 대표는 인사할 것을 예상하고 안 후보 쪽으로 자세를 고쳐 앉았으나 안 후보는 이 여사를 부축하며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이 대표는 ‘안 후보와 인사를 못했느냐’는 질문에 “거리가 멀어서…”라고 짧게 답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후보 측 대변인만 이 대표에게 와서 인사하고 가더라”며 황당해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의 만남이 단일화에 대한 여러 해석으로 이어질 상황을 감안한 안 후보의 계산된 행동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이 여사를 사이에 두고 앉아 있었기 때문에 건너서 인사하는 게 예의가 아니라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민주당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토론회에서 안 후보 축사 도중 박수가 많이 나온 것도 이 대표에게는 민망한 상황이란 얘기도 나왔다. 문 후보의 영상 메시지나 이 대표의 축사에서는 청중들로부터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야권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으로 대변되는 호남 표심이 안 후보에게 향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문 후보가 이 자리에 오지 않고 충북에 간 것도 실수”라고 지적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