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리더십포커스 이태웅 원장 “기독교 비하 ‘공격적 선교’란 말 쓰지 마세요”

입력 2012-10-17 21:26


이태웅(72) 글로벌리더십포커스 원장은 1986년 한국선교훈련원(GMTC)을 창립해 26년간 1300여명의 선교사를 길러낸 선교훈련 전문가다. 최근 인도에서 개최된 전인도선교사대회 강사로 나선 이 원장은 기자와 만나 한국교회가 나서서 ‘공격적 선교’라는 잘못된 표현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격적 선교라는 말은 선교학, 보편적인 선교역사를 똑바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말입니다. 일부 선교사의 잘못을 근거로 군대가 지역을 점령하듯 선교했다고 비판하는 건데, 평생 이름도 빛도 없이 열악한 오지에서 헌신한 선교사들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교계 인사들 중에도 일부 이 표현을 쓰던데 한마디를 하더라도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이 원장은 선교통계가 ‘공격적 선교’의 논리적 허구성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교회가 설령 그렇게 과시적이고 공격적으로 선교했다고 칩시다. 아마 이익보다 해악이 훨씬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선교통계를 보면 절대 그런 결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공격적 선교’ 운운하며 비난하는 이들에게는 결과적으로 한국교회에 대한 악감정을 유포해 선교를 봉쇄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봅니다.”

그는 한국교회에 형성된 ‘선교사 퇴직’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은 100세를 사는 시대입니다. 70세에 선교사들이 은퇴해 노후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꿔야죠. 한국에는 140만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어요.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능통한 시니어 선교사들이 다문화가정 상담과 양육에 투입될 수 있습니다. 국제선교회(OMF)는 고령화시대를 예견하고 1980년대에 은퇴 선교사들을 다시 선교지로 보내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 원장은 선교사 지망생들에 대해서는 인격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선교사 지망생의 인격훈련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언어나 신학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나중에 외부에서 채울 수 있지만 인격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실력이라는 상부구조를 아무리 높게 쌓아도 인격이라는 하부구조가 부실하면 금방 무너집니다. 26년 동안 선교지망생 가운데 약 4%가 인격문제로 훈련과정에서 탈락했습니다. 인격이 부족하면 선교지에서 가정문제와 선교사 간 갈등을 낳게 됩니다.”

그는 끝으로 한국교회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논리에 대해 “한국만큼 복음주의적 평신도가 사회 각계각층에서 역동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순수한 목회자들이 많은 나라도 없다”면서 “하나님의 역사가 분명 한국교회와 사회에 임하고 있는데 너무 쉽게 절망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인도=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