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재수] 한국식품, 신시장을 개척하자

입력 2012-10-17 18:40


최근 대규모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인 ‘BUY KOREAN FOOD Autumn 2012’가 열렸다. 국내 수출업체에 다양한 수출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유력바이어를 통해 신규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상담회에는 일본 이토요카도, 중국RT마트 등 26개국 바이어 135명이 초청돼 국내 수출기업 170곳과 일대일 상담을 했다. 상담실적은 773건, 금액으로 61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 5월 열린 코리아푸드쇼(KFS)에서 이룬 실적보다 35%나 증가했다.

바이어들이 관심을 가지는 품목도 매우 다양하다. 일본 바이어들은 육개장 같은 즉석식품, 김치, 미역 등 해조류에 관심이 많았다. 중국의 경우 식품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 유제품과 유아용 스낵 등을 주로 찾았다. 이외에도 즉석 쌀국수, 새송이버섯, 장류, 음료류 등에 대한 상담도 활발했다.

특히 올해는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해외 aT센터 및 재외공관을 통해 중동·남미 지역 바이어 50명을 신규로 초청했다. 이들은 건강식품 등 가공식품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슬람문화권인 중동시장은 식품규정도 다른 국가들과 달리 매우 까다롭다. 이슬람교도들은 ‘할랄(Halal)’이라는 품질인증을 받은 식품만 먹는다. 유대교에는 ‘코셔(Kosher)’가 있다. 코셔는 유대인의 613가지 율법에 따라 처리·가공된 식품으로 할랄식품보다 더 복잡하고 엄격하다. 약 20억명이 할랄·코셔 식품의 잠재 소비시장이다. 현재 할랄식품 시장규모는 연간 6500억 달러, 코셔식품은 25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우리 농수산식품도 중동시장 수출증대를 위해 국제식품인증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에 활용해야 한다. 할랄·코셔 식품은 종교에 관계없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에서 안전한 식품으로 인식돼 서구권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

신규시장인 남미 바이어들은 알로에, 홍삼 등 건강음료와 기능성식품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중남미 국가로의 수출실적은 지난해 7025만 달러였지만 올해는 9월까지 6010만 달러로 전년대비 10% 증가했으나 잠재적인 수출규모는 훨씬 크다. 인구가 세계 5위인 브라질을 포함해 남미 지역은 총 인구가 5억8000만명에 이른다. 미국 내 히스패닉 수도 약 4600만명으로 미국 인구의 15%다. 남미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면 미국 시장으로도 식품 수출을 늘릴 수 있다.

이번 상담회의 특징은 프랜차이즈 상담회와 함께 진행됐다는 점이다. 해외 바이어들은 닭갈비, 국수 등 다양한 국내 프랜차이즈 매장을 둘러보고 호의적 의사를 표시했다. 일부는 국내 프랜차이즈 대표를 초청해 매장 개설을 본격적으로 논의하자고 하였다. 프랜차이즈 수출은 신선 농수산물이나 가공식품 수출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으며 식재료 수출도 확대된다. 세계 각국에 한식과 한국의 식문화를 전파하고 대한민국도 홍보할 수 있다.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수출여건이 매우 어렵다. 지난해 농식품 수출액은 77억 달러였으나 금년은 9월 현재 56억 달러다. 신규시장을 개척하고 시장별 특성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면 수출시장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 농식품 수출은 개방화 시대 우리 농어업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시키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aT는 ‘수출 100일 특별대책’을 수립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수출증대를 지원할 방침이다. 여건은 어려우나 농어업인, 수출업체, 유관기관들이 긴밀히 협력하여 공격적인 신시장 개척을 추진할 것을 당부드린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