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남을 진심으로 이해해봅시다
입력 2012-10-17 18:04
지난 10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월화드라마 ‘울랄라 부부’가 첫 회부터 현재까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 드라마의 인기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다. 우선 주연 배우들은 이미 흥행 보증수표로서 수차례 검증된 사람들이다. 또한 깨알 같은 재미를 더하는 조연들도 막강한 내공을 쌓은 거물급들이다. 한마디로 이 드라마는 캐스팅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캐스팅만으로는 이 드라마의 현재 인기를 다 설명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시나리오와 주제가 참신한 것일까? 사실 시나리오 자체는 진부하기 짝이 없다. 이 드라마의 주축을 이루는 ‘사고 후 영혼 뒤바뀜’의 모티브는 영화 체인지(1997) 이후 드라마와 영화에서 자주 쓰인 주제이다. 최근에도 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빅이 사고 후 영혼의 뒤바뀜의 모티브를 드라마 전개의 주축으로 삼았다. 또한 시 월드(媤 world)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도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전업주부들의 반란이나 불륜 역시 결코 낯선 주제들이 아니다. 그리고 인생의 운명을 조종하는 신령의 출현도 전혀 새롭지 않다. 다른 작품의 패러디 역시 이미 신사의 품격이 김을 다 뺐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인기의 비결일까. 그것은 아마도 이 드라마가 진실하게 상대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강조하기 때문일 것이다. 즉 이 드라마는 아무리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을 만한 인물이라도 무작정 손가락질하며 몰아세우지 말고 그들의 인생 이야기를 그들의 입장에서 차분히 들어보라고 권면한다. 상대방의 언행이 옳고 그름을 떠나 모든 일에는 사연이 있다고 귀띔해 준다. 그런 이해의 절정이 바로 불륜을 저지른 남편과 그의 내연녀를 진심으로 동정하게 된 부인 나여옥(김정은)을 통해 드러난다. 물론 불륜을 이해하고 동정한다는 것은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수용 불가한 측면이 있지만 용서할 수 없는 원수까지도 동정하고 이해한다는 측면에서는 기존의 드라마들과 상당히 비교된다. 즉 영혼의 뒤바뀜이 단순히 남으로 사는 것이 불편하고 답답한 이유가 됨을 넘어서서 정말 상대방의 입장에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다. 이 드라마는 결국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이해만이 당사자와 가정 그리고 사회가 회복되는 길임을 강조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각 분야 중 조용한 곳이 있는가. 정치, 경제, 사회, 종교, 교육 할 것 없이 모든 분야가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으로 분쟁 중이다. 그리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불륜식의 일방적이고 형평성을 잃은 주장도 난무한다. 지금도 분쟁하는 교회나 가정이 있다면 잠시 감정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내가 저 사람 입장이라면 어떤 식으로 문제가 해결되기 원할까. 정말 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는 성경 말씀이 더욱 깊은 진리로 다가온다.
<꿈의 교회>